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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UAE EDGE와 방산 AI 동맹 추진…"세계 3대 국방 AI 강국 도약 목표"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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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산 기업과 중동 국영 방산기업이 인공지능 기반 무기체계 협력에 나섰다. 국방 AI 기술을 둘러싼 국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화가 아랍에미리트와 손잡고 중동 안보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한화는 2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명의로 밝힌 자료에서 20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에어쇼 2025에서 UAE 국영 방산기업 EDGE그룹과 방산 분야 공동 투자·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전했다. 양해각서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첨단 무기체계 협력을 핵심 내용으로 담았다.

양사는 스마트 레이다와 자율주행 무인지상차량에 적용될 AI 플랫폼 공동 개발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UAE 사막 환경에서 축적된 실전 표적·전장 데이터를 한화의 AI 모델과 결합해, 중동 지역 환경에 특화된 스마트 레이다 AI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사막 지형과 고온, 모래폭풍 등 특수 작전 환경을 반영한 데이터 융합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EDGE그룹 산하 무인지상체계 전문 기업 밀렘 로보틱스가 운용 중인 궤도형 무인지상차량 테미스의 실전 데이터가 활용될 예정이다. 테미스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실제 임무를 수행하며 다양한 전장 데이터를 축적한 장비로 알려져, 향후 개발될 AI 플랫폼의 학습 자산으로 쓰이게 된다.

 

한화는 지상체계 협력과 별도로 UAE의 다층 방공망 업그레이드에도 참여한다. 또 UAE 내 통합 방공 유지·보수·운영 센터 구축을 지원해 장기적인 후속 군수지원 체계까지 포괄하는 협력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전력 도입뿐 아니라 운용과 정비, 개량을 아우르는 중장기 파트너십이 예고된 셈이다.

 

조선 분야 협력도 병행된다. 한화는 UAE 국영 조선소 ADSB와 협력해 대형상선 수리, 무인함 공동 개발·생산, 대형 함정 설계와 건조 등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해상과 지상, 방공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이 현실화할 경우 한-UAE 간 안보 협력은 군수·조선 산업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성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동·아프리카 총괄법인 사장은 이번 협력의 의미를 국방 AI 전략 차원에서 강조했다. 성 사장은 "한-UAE AI 기술 동맹을 통해 대한민국의 세계 3대 국방 AI 강국으로의 도약이 현실화할 수 있다"며 "필요하다면 양국 간 국방 AI 기술협력을 가속할 합작회사 설립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 AI를 매개로 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제도화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안팎에선 한국 방산 기업의 중동 진출 확대가 외교·안보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과 UAE는 이미 원전, 에너지, 방산을 축으로 한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고, 여기에 AI 기반 차세대 무기체계 협력이 더해질 경우 양국 안보 협력 수준이 한층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방 AI 기술이 우크라이나 전장 데이터와 결합하는 점을 두고 국제 안보 질서와 수출통제 논의 등과의 정합성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과제도 제기된다.

 

한편 정부와 국회가 방산 수출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화와 EDGE그룹의 공동 개발 추진은 향후 방산 외교와 수출 지원 정책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국방 AI 기술과 연계된 수출 통제, 기술 보호 장치, 동맹국과의 역할 분담 등을 다음 회기에서 본격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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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edge그룹#u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