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XRP ETF 첫날 8천만 개 유입”…리플, 제도권 편입 기대와 가격 반등 전망 엇갈려

윤선우 기자
입력

현지시각 기준 27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리플 XRP(엑스알피) 현물 ETF들이 상장 첫날 약 8천만 개 토큰을 흡수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움직임은 미국(USA) 등 주요 시장에서 디지털 자산 기반 상장지수펀드의 저변 확대와 맞물리며, 국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와 제도권 편입 흐름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고 있다. XRP 가격이 최근 저점에서 반등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해석과 향후 전망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보도에 따르면 암호화폐 전문 매체 36크립토(36crypto)는 신규 리플 XRP ETF들이 상장 직후 약 8천만 개 토큰을 흡수해 운용자산(AUM)을 약 7억7천8백만 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이 같은 규모의 초기 자금은 과거 솔라나(Solana) ETF가 데뷔했을 당시보다 높은 수준으로, XRP 관련 상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는 대목이다.

리플 XRP ETF 첫날 8천만 개 흡수…기술적 반등 패턴 형성 주목
리플 XRP ETF 첫날 8천만 개 흡수…기술적 반등 패턴 형성 주목

세부적으로는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GXRP와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의 XRPZ 두 상품이 합산 약 1억3천만 달러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운용 중인 리플 XRP ETF는 네 종으로, 캐너리(Canary)의 XRPC가 약 3억3천1백만 달러로 가장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비트와이즈(Bitwise)의 상품들이 약 1억6천8백만 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21셰어즈(21Shares)가 BZX 승인 절차를 거쳐 신규 상품 TOXR 출시를 준비 중인 점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같은 상품 다변화는 XRP에 대한 기관 및 개인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ETF 확산 움직임은 XRP 현물 시장의 거래 활동과 가격 흐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신규 ETF로 자금이 재유입되기 시작한 이후 XRP 가격은 최근 형성된 저점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시장 참여자들은 완만한 조정 국면 속에서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술적 분석에서는 현재 가격 구조가 50일·100일 단순이동평균선 위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중장기 기준선인 200일선이 다음 저항 구간으로 제시된다. 단기적으로는 2.33∼2.36달러 구간이 주요 저항대로 거론되고 있고, 상승 과정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경우 1.95∼2.05달러대의 하방 공정가 갭이 핵심 지지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외신 보도를 국제 시장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들여다보면, ETF 유입 확대를 가격 반등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리플 XRP 가격은 미국(USA) 통화정책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환경, 달러 강·약세 전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의 방향성을 포함한 시장 전체 모멘텀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 국제 금융 전문가는 암호화폐 ETF 유입과 가격 사이의 상관관계를 인정하면서도, “단기 자금 흐름을 추세 전환의 근거로 해석할 경우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역추세 움직임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술적 패턴에 대한 신뢰도 역시 논쟁거리다. 외신은 XRP 가격이 깃발형(flag)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며, 통상적 해석에 따라 상승 추세 지속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디지털 자산 시장 특성상 변동성이 크고 정책·규제 변화, 대형 거래소의 상장·상폐, 해킹·보안 사고 등 비정형 이벤트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과거 사례를 근거로 한 패턴의 유효성이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실제로 주요 글로벌 거래소가 일부 토큰에 대한 상장 심사를 강화하고, 각국 규제당국이 공시와 리스크 관리 요구를 높이는 흐름은 기술적 분석만으로 방향성을 판단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ETF 상품 수의 확대가 곧바로 장기 수요 확대로 이어질지도 불투명하다. 신규 상품 상장은 XRP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전통 금융시장 인프라를 통해 디지털 자산에 투자하려는 기관·개인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그러나 규제 리스크, 글로벌 투자심리 둔화,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 구조적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초기 자금 유입이 지속될지 여부는 장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특히 각국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ETF에 대해 투자자 보호, 시장조작 방지, 공시 의무 강화 등을 요구하는 규제 장벽을 높일 경우, 상품 운용사들의 전략 조정과 함께 자금 유입 속도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제 시장의 시각도 분분하다. 한쪽에서는 솔라나 ETF 데뷔 당시를 웃도는 초기 유입 규모를 근거로 리플 XRP 기반 상품이 제도권 금융시장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들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어 기타 알트코인 ETF가 순차적으로 편입되면서 암호화폐 자산군 전체의 제도권 확대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다른 시각에서는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일시적으로 개선된 상황에서 특정 종목에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일 뿐, 규제 환경과 거시 변수에 따라 언제든 역류할 수 있는 단기성 흐름에 가깝다고 본다. 이 경우 현재의 유입을 즉각적인 추세 전환 혹은 구조적 수요 확대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경고가 따른다.

 

향후 전망은 몇 가지 요인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XRP 관련 ETF 추가 승인 속도와 상품 라인업 확대 여부가 제도권 편입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동시에 글로벌 위험 선호 개선 여부, 특히 미국(USA)과 유럽(European Union)의 통화정책 기조, 주식·채권 시장 변동성, 규제 환경의 명확성이 자금 유입 지속 가능성을 가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기술적 지표가 단기적으로는 추가 상승 여지를 시사하고 있으나, 정책 변화와 시장 심리 악화 같은 외부 충격에 따라 흐름이 쉽게 흔들릴 수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조건부 전망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리플 XRP ETF 확대가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와 전통 금융시장 간 역학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리플xrp#리플xrpetf#솔라나et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