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아들들 투자 기업 주가 38.8% 급락”…미국, 가상화폐 변동성 리스크 재부각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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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일, 미국(USA)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두 아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 비트코인 채굴·비축 기업 아메리칸비트코인(American Bitcoin)의 주가가 급락했다. 이번 주가 하락은 의무 보유기간이 끝난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가상화폐 가격 약세와 겹쳐 국제 금융시장에서 가상자산 변동성 리스크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현지시각 2일 나스닥에서 아메리칸비트코인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8.8% 하락한 2.19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급락으로 회사의 시가총액은 약 20억달러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한 첫날 종가 8.04달러와 비교하면 현재 종가는 약 73%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 아들들 지분 보유 ‘아메리칸 비트코인’ 38.8% 급락…시총 20억달러로 감소
트럼프 아들들 지분 보유 ‘아메리칸 비트코인’ 38.8% 급락…시총 20억달러로 감소

아메리칸비트코인은 지난 9월 3일 나스닥 상장사 그리폰 디지털 마이닝(Gryphon Digital Mining)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 상장을 완료했다. 합병 이전 사모 방식으로 발행된 주식의 의무 보유기간이 최근 해제되면서, 그동안 묶여 있던 물량이 차익 실현을 위해 대거 시장에 나와 주가 하락 압력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은 보도자료에서 “의무 보유 해제로 시장에 풀린 주식 가운데 일부가 차익 실현용으로 매도되며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메리칸비트코인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략 책임자인 에릭 트럼프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을 전량 보유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에도 비트코인 채굴 산업을 선도하는 데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투자자 불안 달래기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는 아메리칸비트코인 지분 약 20%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가 급락으로 두 사람이 보유한 지분 가치도 크게 축소된 상황이다. 트럼프 형제는 올해 3월 말 가상화폐 인프라 기업 헛 에이트(HUT 8)의 비트코인 채굴 부문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아메리칸비트코인을 출범시키며 가상자산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아메리칸비트코인은 올해 3분기 매출 6천420만달러, 순이익 350만달러를 기록하며 흑자를 달성했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의무보유 해제에 따른 물량 부담과 가상화폐 시장 전반의 약세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양상이다.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다른 가상화폐 관련 기업과 토큰의 자산 가치도 최근 비트코인 등 주요 코인의 가격 급락세와 맞물려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평가된다.

 

월가에서는 정치적 영향력이 큰 트럼프 일가가 가상자산 비즈니스에 깊숙이 관여하는 만큼, 관련 기업의 가격 변동과 재무 건전성이 향후 미국 내 가상자산 규제 논의와도 맞물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아메리칸비트코인 사례가 비트코인 가격과 채굴 기업 주가, 그리고 정치·재계 인사들의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를 보여준다며, 향후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이 미국(USA)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트럼프 일가가 참여한 가상자산 기업들의 재무 구조와 사업 확장 전략, 그리고 미국(USA) 내 규제 환경 변화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급락 사태가 미국 가상화폐 산업과 정치권의 관계, 그리고 글로벌 가상자산 규범 논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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