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화 주식, 미 증시에 등장 임박”…나스닥, SEC에 규정 개정안 제출로 시장 변화 예고

현지시각 8일, 미국(USA) 증권거래소 ‘나스닥(Nasdaq)’이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화 증권’ 도입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규정 개정안을 공식 제출했다. 이번 조치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시장의 통합 흐름 속에서 미국 금융 규제 당국의 공식 심사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글로벌 투자업계와 각국 거래소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나스닥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자사 거래소에서 전통적 전자방식은 물론 블록체인 형태의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를 모두 허용하는 방안을 명문화했다. 이미 상장된 증권의 토큰화 발행 및 거래를 규정에 포함시키며, 토큰화 증권이 실질적 권리와 특권을 모두 갖춘 경우에는 기존 증권과 동일하게 취급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실소유권이 없거나 제한적 권리만 반영된 토큰화 증권은 별도의 상품으로 분류될 예정이다.

토큰화란 예금, 주식, 채권 등 실제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시스템 위의 디지털 자산으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나스닥 측은 유럽 일부 거래 플랫폼에서 실물 주식 소유권 없이 토큰형 주식이 거래되고 있는 현황을 언급하며, 이번 제도화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탤 코언 나스닥 사장은 링크트인에 올린 메시지를 통해 “토큰화와 전통 시장의 융합이 거래 자동화와 효율성 제고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나스닥은 내년 3분기 말 미국 내 투자자들이 토큰 기반 주식 거래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개정안 제출은 SEC가 얼마 전 가상자산 거래소, 대체거래소에서의 암호화폐 거래 허용 등 새로운 규제 로드맵을 발표한 직후 이뤄졌다. 미국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글로벌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등도 토큰화 자산 서비스 준비에 나서고 있어, 시장에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가 급속히 허물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신들은 이번 개정 절차가 미국 주식시장에서 토큰화 증권 정식 거래의 첫 발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로이터는 “미국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의 본격적 도입이 증권기반 자산 시장 전반에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세계경제포럼(WEF)은 최근 보고서에서 토큰화 증권 시장의 유동성 한계와 글로벌 규제 기준 미확립, 감독 체계 미비에 대해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충분한 제도적 장치와 시장 신뢰 확보 없이 확장될 경우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나스닥의 이번 시도와 규제 논의가 향후 미 증시 전반 디지털 전환 및 국제 자본시장의 경쟁 지형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토큰화 증권 확산을 둘러싼 금융권의 기술·규제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