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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처 크로스플랫폼 신작…시프트업 텐센트와 글로벌 공략 시동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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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컬처 게임 시장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한 가운데 국내 개발사 시프트업이 중국 빅테크 기업 텐센트와 다시 손을 잡고 차세대 신작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선다. 자사 대표 지식재산을 연달아 흥행에 성공시킨 개발 역량에 텐센트의 퍼블리싱 네트워크를 더해, PC와 콘솔, 모바일을 아우르는 크로스플랫폼 서브컬처 타이틀을 전 세계 동시 시장을 겨냥한 구조로 기획한 점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양사는 승리의여신니케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스피릿을 두 번째 대형 공동 프로젝트로 키우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시프트업은 중국 텐센트와 자사가 개발 중인 대형 신작 프로젝트 스피릿에 대한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텐센트 계열사와 공동으로 기획과 제작을 진행해온 프로젝트로, 텐센트가 글로벌 퍼블리셔 역할을 맡고 시프트업이 핵심 제작을 담당하는 구조다. 장르는 서브컬처 기반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을 전면에 내세운 액션 중심 타이틀로, PC와 콘솔, 모바일을 아우르는 크로스플랫폼 서비스가 목표다.

프로젝트 스피릿은 시프트업이 승리의여신니케와 스텔라블레이드 등 기존 타이틀에서 축적한 라이브 서비스 운영 경험과 고품질 콘솔 제작 기술을 접목해 한 단계 확장된 형태의 서브컬처 게임을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토리 연출과 캐릭터 수집, 실시간 전투 시스템을 통합하고, 플랫폼별 조작 체계와 그래픽 스펙을 최적화해 동일 세계관을 여러 디바이스에서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는 구조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텐센트는 프로젝트 스피릿의 글로벌 퍼블리싱과 현지화, 마케팅, 커뮤니티 운영 등 서비스 전반을 담당하게 된다. 텐센트가 보유한 대규모 유저 풀과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출시 초기부터 중국을 포함한 북미 유럽 아시아 주요 권역에서 동시다발적인 서비스 론칭과 운영 전략 수립이 가능해진다. 특히 모바일과 PC 플랫폼에서 강점이 큰 텐센트와, 콘솔과 서브컬처 연출에 강점을 가진 시프트업 간 역할 분담이 명확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프트업과 텐센트의 협력은 이번이 두 번째다. 양사는 이미 서브컬처 수집형 슈팅 게임 승리의여신니케를 통해 글로벌 퍼블리싱 협업 경험을 축적했다. 니케는 출시 이후 북미와 일본 중심으로 상위 매출권에 안착하며 시프트업 IP의 글로벌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린 바 있다. 업계에서는 당시 확보한 이용자 데이터와 과금 패턴, 지역별 선호도 분석 결과가 프로젝트 스피릿 기획 단계부터 반영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는 크로스플랫폼과 서브컬처 장르의 결합이 이미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일본과 중국, 한국을 중심으로 캐릭터 중심 IP를 다각도로 확장하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초기부터 애니메이션과 웹툰, 머천다이징을 염두에 둔 IP 설계가 일반화되는 추세다. 프로젝트 스피릿 역시 추후 미디어 믹스와 2차 저작물 확장을 전제로 한 IP 전략이 수립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내 산업 측면에서는 이번 협업이 중견급 개발사가 글로벌 빅테크와 손잡고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대표 사례로 거론될 수 있다. 대형 콘솔급 제작비와 장기 라이브 서비스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퍼블리셔와의 공동 투자와 리스크 분담 구조를 택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비게임 규제와 해외 퍼블리싱 제약이 병행되는 환경에서 텐센트가 한국 개발사와의 협력을 확대하는 전략은 향후 한중 게임 협력 모델의 참고 사례가 될 전망이다.

 

규제와 정책 측면에서는 프로젝트 스피릿의 서비스 권역별 론칭 시기가 각국 심의 제도와 데이터 규제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중국 판호 규제, 유럽의 개인정보 보호 규정, 각 국가별 게임 등급 심의 등 절차를 어떤 순서로 통과하느냐에 따라 상용 서비스 일정과 수익 구조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텐센트의 글로벌 퍼블리싱 경험이 리스크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시프트업 관계자는 텐센트와의 긴밀한 협업이 시프트업의 글로벌 IP 제작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프로젝트 스피릿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개발 경과에 따라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두 회사가 니케에 이어 두 번째로 시도하는 글로벌 서브컬처 협업 모델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시하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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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프트업#텐센트#프로젝트스피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