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XRP ETF로 10억달러 눈앞”…리플, 기관 자금 유입 속 시장 변동성 경고도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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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1월 말,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리플 XRP(엑스알피)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다수 운용사가 리플 XRP ETF를 출시했거나 승인 심사를 받는 가운데, 시장에는 단기간 대규모 자금 유입과 가격 상승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이번 흐름은 기관 중심의 암호화폐 투자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넘어 알트코인으로 확산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외신 비트코이니스트(bitcoinist)는 암호화폐 분석가 잭더리플러(JackTheRippler)를 인용해 “10여 개 이상의 리플 XRP ETF가 추가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플 XRP 관련 ETF들은 이미 출시 후 첫 달 만에 합산 자금 유입 규모가 10억 달러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 SoSoValue 집계에선 불과 10일 만에 약 6억4,390만 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나, 솔라나(Solana)와 도지코인(Dogecoin)을 웃도는 자금이 XRP로 몰리고 있는 양상이다.

기관 자금 리플 XRP ETF 시장 집중, 12개 이상 추가 출시 대기
기관 자금 리플 XRP ETF 시장 집중, 12개 이상 추가 출시 대기

현지시각 기준 11월 13일, 호주 기반 운용사 캐너리 캐피털(Canary Capital)의 리플 XRP ETF가 먼저 상장해 첫 거래일에 약 5,800만 달러의 거래 기록을 세우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11월 20일에는 미국(USA)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의 현물 리플 XRP ETF가 출범해 현물 기반 상품에 대한 수요를 자극했다. 이후 11월 24일 그레이스케일(Grayscale)과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도 XRP ETF를 선보이며 경쟁 구도가 한층 치열해졌다.

 

보도는 또 REX 오스프리(REX Osprey)가 2025년 9월 미국에서 리플 XRP ETF 승인을 받은 첫 사례였다고 전했다. 당시 승인으로 XRP가 비트코인·이더리움에 이어 규제 하에 상장지수상품으로 편입될 수 있는 자산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던졌고, 이번 연쇄 상장 움직임은 그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이후 리플 XRP에 대한 기관 투자는 점진적으로 늘어왔으며, 최근 ETF 붐과 맞물려 유입 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아직 승인되지 않은 상품도 줄을 서 있다. 21쉐어스(21Shares)는 ‘Core XRP Trust ETF’를 준비 중으로, 최종 규제 승인 후 이달 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위즈덤트리(WisdomTree) 역시 디지털 자산 라인업 확장의 일환으로 XRP ETF를 신청해 대기 중이며, 코인셰어스(CoinShares)의 신청서도 각국 규제 당국 심사 단계에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과 글로벌 자본시장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잭더리플러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리플 XRP ETF에 유입된 기관 자금이 활동 첫 달 만에 약 10억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며 “12개 이상 추가 ETF가 상장되면 시장은 ‘대규모 채택’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ETF 운용사들이 상품을 뒷받침하기 위해 XRP 현물을 빠르게 매집하면서, 주요 거래소에서 유통 가능한 물량이 감소하는 ‘공급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급 충격은 수요가 유지되거나 증가하는 가운데 유통 물량이 줄어들 때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는 현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서 과거 비트코인 반감기 전후로 반복적으로 언급돼 왔다. 잭더리플러는 “ETF가 XRP를 장기 보유 자산으로 쌓아두면 거래 가능한 토큰 수가 줄고,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랠리를 촉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와 시장 관측통들은 보다 신중한 해석을 주문하고 있다. 우선 XRP ETF에 대한 자금 유입이 단기적 ‘테마 장세’ 수준에 머물지, 장기적인 기관 수요로 정착할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편치 않은 상황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언제든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특히 미국(USA), 유럽(EU) 등 주요 규제 당국의 정책 방향은 XRP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리플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 법적 공방 사례에서 보듯, 규제 리스크는 단기간에 투자 심리를 급랭시키고 자금 유출을 촉발할 수 있는 요인이다. 예상치 못한 규제 강화나 회계·공시 기준 변경은 ETF 승인을 지연시키거나 이미 상장된 상품에도 제약을 가할 수 있다.

 

국제 금융 매체들은 XRP ETF 라인업 확대를 두고 평가가 엇갈린다. 일부는 “비트코인·이더리움에 집중됐던 기관 자금을 분산시켜 알트코인 시장 전반의 성숙도를 높일 것”이라고 내다보는 반면, 다른 매체들은 “규제·유동성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자산에 과도한 기대가 쏠리고 있다”며 경계의 시선을 보낸다. 워싱턴포스트와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포트폴리오의 변동성 관리 수단이 아닌 고위험 투기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조정 국면에서 충격이 증폭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추가로 상장 대기 중인 12개 이상 XRP ETF가 실제로 규제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여부다. 둘째, 리플 XRP ETF의 자금 유입 속도가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가속화할 수 있을지, 아니면 초기 효과 이후 둔화될지다. 셋째, 글로벌 금리 기조와 리스크 자산 선호 변화가 암호화폐 ETF 시장 전반에 어떤 조정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리플 XRP의 공급 충격이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그 전제 조건으로 완화된 규제 환경, 우호적인 매크로 여건, 지속적인 기관 수요를 꼽는다. 반대로 대규모 매도 물량 출현이나 규제 불확실성 심화가 발생할 경우, 기대된 랠리가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리플 XRP ETF의 빠른 확산이 실제로 어떤 가격 흐름과 시장 구조 변화를 이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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