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전 164기 기적”…플리트우드, 투어 챔피언십 우승→상금 1천만달러 품다

오랜 기다림이 마침내 기적으로 이어진 순간이었다. 163번의 도전 끝에 트로피를 들어 올린 토미 플리트우드의 두 손에는 벅찬 감격이 남았다.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을 메운 갤러리는 결승 퍼트가 홀컵을 가르자 환호로 응답했다.

플리트우드는 25일 개최된 미국프로골프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18언더파 262타로 정상에 올랐다. 그간 준우승만 6회, 163전 무관이라는 징크스를 안고 있었던 플리트우드는 이 무거운 이력을 끊어내며 PGA 투어 첫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대회는 총상금 4천만달러가 걸린 대형 이벤트였으며, 상위 30명만이 참가할 수 있는 무대였다. 플리트우드는 우승과 함께 1천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138억5천9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최종 라운드는 패트릭 캔틀레이와 홀별로 팽팽히 맞섰지만, 7번 홀까지 버디 3개, 보기 1개로 꾸준한 집중력을 보였다. 반면 캔틀레이는 초반 타수를 잃은 뒤 중반 버디로 따라붙었으나, 플리트우드가 3타 차 선두를 놓치지 않으며 리더보드 최상단을 굳혔다. 10번 홀에서 보기가 나왔지만 12번, 13번 홀 버디로 승부의 흐름을 다시 잡았다. 15번 홀 보기를 범했으나 경쟁자들 역시 실수로 주저앉으면서 플리트우드는 흔들림 없이 우승을 향해 걸었다.

마지막 18번 홀 버디 퍼트는 아쉽게 빗나갔지만, 이미 승부는 충분했다. 러셀 헨리, 캔틀레이가 각기 1언더파 69타, 1오버파를 기록하며 15언더파 265타로 공동 준우승을 기록했다. 전년도 우승자 스코티 셰플러는 14언더파 266타로 공동 4위에 자리했다. 한편 로리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에서 6언더파 274타로 공동 23위에 그쳤다.

한국 남자 골프 간판 임성재는 7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진출의 기록을 썼다. 마지막 라운드 2언더파로 분전했으나, 전날의 7타 손실이 뼈아팠다. 그는 이븐파 280타로 공동 27위에 머물렀다.

164번째 도전 끝에 우승트로피를 품은 플리트우드는 “첫 우승이 없으면 많은 우승도 없는 법”이라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긴 무관의 터널을 건너온 경의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팬과 동료, 현장 관계자 모두가 묵직한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PGA 투어 챔피언십의 결승전은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깊은 여운과 질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