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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AI전략 위원회에 야놀자 합류…버티컬 AI 정책 반영 주목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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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탈리티와 여행 산업에서 축적된 버티컬 AI 경험이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 전략 수립 과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야놀자는 21일 자사 사업전략총괄 CSO이자 야놀자클라우드 대표인 김종윤 경영진이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민간 플랫폼 기업이 보유한 산업 특화 AI 노하우가 공공 영역의 AI 정책 설계에 직접 반영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국가 차원의 AI 경쟁력 강화 전략이 추상적 청사진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의 요구를 얼마나 담아낼지가 향후 디지털 전환 정책의 방향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정부 부처 전반의 AI 관련 정책을 통합 조정하는 최고 수준의 정책 심의 기구로, 중장기 국가 AI 전략의 비전과 우선순위를 다룬다.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데이터 인프라, 알고리즘 경쟁력, 인력 양성, 윤리 기준 등 다양한 의제를 논의하고, 범정부 정책의 방향을 자문하는 역할을 맡는다. 글로벌 주요국이 AI를 산업 패권과 직결된 전략 분야로 규정하는 흐름 속에서, 민간의 실사용 경험을 가진 인물을 자문 그룹에 포함해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종윤 CSO는 그동안 야놀자클라우드 대표로서 클라우드와 AI를 결합한 호스피탈리티 솔루션을 고도화해 왔다. 호텔과 리조트, 펜션 등 숙박 시설 운영을 대상으로 예약 관리, 객실 배정, 요금 전략, 인력 배치 등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수요 예측과 운영 효율을 높였다.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수요 패턴과 계절성, 지역 이벤트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을 통해 숙박 요금과 재고를 실시간으로 최적화하는 구조를 도입해, 기존 수기 또는 단순 규칙 기반 운영 대비 수익 관리 효율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회사는 특정 산업군에 특화된 버티컬 AI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버티컬 AI는 범용 챗봇이나 검색과 달리, 여행과 숙박이라는 한정된 도메인에 특화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적용해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야놀자는 숙박 예약 이력, 이용자 리뷰, 위치 정보, 계절 요인 등 여행 산업 특유의 데이터를 AI가 학습하도록 설계해 추천 정확도를 높이고, 운영 자동화 수준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왔다. 이 과정에서 호텔 프런트와 객실 관리, 고객 응대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의 SaaS로 표준화해 다국가에 동시에 공급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이번 자문위원 위촉으로, 이러한 민간 SaaS 비즈니스 경험이 공공·산업 전반 AI 정책 프레임에 어떤 방식으로 녹아들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 클라우드 전환, 스마트관광 도시, 지역 관광 활성화 프로젝트에 호스피탈리티 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이 논의될 여지도 있다. 여행·숙박처럼 계절성과 경기 민감도가 큰 산업에서 축적된 수요 예측·동적 가격 조정 모델은 물류, 교통, 공공 인프라 운영 등 다른 분야에도 응용 가능한 레퍼런스로 거론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버티컬 AI와 클라우드 기반 SaaS를 활용한 산업별 전환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호텔·항공·렌터카를 포괄하는 통합 예약 플랫폼이 AI를 활용해 이용자 여정 전반을 분석하고,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수익 관리 알고리즘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제조, 금융, 유통 등 각 산업별로 특화된 AI 솔루션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가 전략 차원에서 어느 산업을 우선 지원하고 어떤 데이터 인프라를 깔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정책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책 측면에서는 AI 산업 육성과 함께 데이터 보호와 알고리즘 책임성에 대한 요구도 강화되는 추세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개인정보 비식별화, 산업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 AI 서비스의 신뢰성 기준 설정 등도 중점 의제로 다루고 있다. 야놀자가 실제 상용 서비스에서 다국적 고객 데이터를 다루며 축적해 온 보안·규정 준수 경험이 향후 정책 논의 과정에서 참고 사례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여행과 호스피탈리티 영역은 위치 정보와 결제 정보, 행동 데이터가 결합되는 만큼 데이터 규제 프레임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시험무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윤 CSO는 국가 AI 전략 수립 과정 참여에 대해, 산업 현장의 경험을 토대로 국가 AI 생태계 발전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민간 플랫폼 기업의 실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각이 정책에 반영될 경우, 실제 현장에서 쓰이는 AI 인프라와 규제 설계 간 간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특정 기업 경험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업종과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아 있다. 산업계는 이번 자문위원 위촉을 계기로 국가 AI 전략이 현장성과 공공성을 얼마나 조화시킬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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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야놀자#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