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 아래 고분을 걷다”…고령에서 만나는 역사와 자연의 조화
여름볕 아래 고령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예전에는 지나치는 시골의 한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오랜 역사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탐방의 명소가 됐다. 사소한 듯 걷는 길 위에서, 그 안엔 달라진 여행의 감성이 담겨 있다.
먼저 고령군 대가야읍에 있는 대가야기마문화체험장엔 멀리서 온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인다. 아이들은 직접 말을 만져보고 승마에 도전하기도 하고, 부모들은 대가야 시대의 말 문화를 설명하는 안내문에서 눈길을 떼지 못한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직접 말을 타니 마음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다”고 한 참가자가 느꼈다. 여름 햇살 아래 들판을 따라 트는 말발굽 소리가, 도시에서 잊었던 특별함을 선물한다.

자연스레 발길을 옮기면 고령고아리벽화고분을 만난다. 이곳은 대가야 시기의 벽화가 발견된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언덕 위에 자리한 고분은 담백한 외관과 달리 내부에 옛사람의 삶과 예술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SNS에서는 “이런 고즈넉한 분위기, 사진만으로는 다 담지 못한다”는 글들이 눈에 띈다. 실제로 기자가 벽화고분 앞에 서니, 수백 년 시간을 거슬러 선 듯한 묘한 정적과 설렘이 함께 했다.
역사의 흐름을 따라 마지막으로 쌍림면 김면장군 유적지를 찾았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한 김면 장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이곳은 한적하고 고요했다. 작은 비석 앞에서 아이들은 고개를 기울이고, 어른들은 장군의 애국정신에 대해 짧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군의 기개를 떠올리니 괜히 마음이 숙연해진다”는 현장의 방문객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도시를 벗어나 역사와 자연을 함께 만나는 여정이 현대인의 감정적 리셋에 도움을 준다”고 해석한다.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테마형 체험과 역사 탐방 여행에 대한 관심이 20~30대는 물론 가족 단위에서도 급증하는 추세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커뮤니티에는 “아이와 걷는 역사의 길, 생각보다 재밌다”, “사진보다 직접 보면 감동이 다르다”와 같은 후기가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요즘 고령은 단지 유적지 이상의 풍경으로 기억되는 듯하다.
작고 사소한 여행이지만, 이곳에서 나눈 사색과 설렘이 우리의 일상에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고 있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