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14% 급락·27조 원 청산”…트럼프 관세 발언에 가상화폐 시장 패닉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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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0일, 미국(USA) 동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국 관세 부과 위협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며 가상화폐 시장이 24시간 기준 사상 최대 폭락을 기록했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자산가격과 거래 시스템에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키며, 미중 무역 긴장 고조와 투자자 신뢰 하락이라는 국제적 맥락에서 벌어진 것이다.

 

폭락은 대표 가상자산 ‘비트코인’이 장중 14% 넘게 급락한 것을 신호탄으로 시작됐다. 비트코인은 12만2천574달러에서 한순간 10만4천782달러까지 하락한 뒤 11만5천718달러까지 일부 반등했으나, 한때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를 견디지 못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변동성을 크게 보이며 최고점 대비 12.2% 폭락했다가 4천254달러로 회복됐다.

가상화폐 시장 24시간 최대 폭락…비트코인 14% 급락·27조 원 청산
가상화폐 시장 24시간 최대 폭락…비트코인 14% 급락·27조 원 청산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전체에선 이날 약 190억 달러(27조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FTX 붕괴 시 기록의 19배에 달하는 수치로, 알트코인 시장에서는 HYPE, DOGE, AVAX 등 주요 종목이 고점 대비 최악의 경우 70% 급락하는 등 충격이 극심했다.

 

폭락의 배경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를 통한 “중국산 제품 100% 추가 관세 부과” 시사가 기폭제가 됐다. 같은 시기 중국(China)이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가능성을 시사하자, 글로벌 시장은 무역갈등과 공급망 위축에 대한 ‘공포심리’로 빠르게 전환됐다. ‘하이퍼리퀴드’와 ‘바이낸스(Binance)’ 등 주요 거래 플랫폼에서는 각각 100억 달러, 24억 달러 이상의 레버리지 베팅이 청산됐고, 바이낸스의 순단 및 시스템 오류가 패닉 매도를 자극했다.

 

피해가 커지자 바이낸스는 시스템 책임과 관련해 “시장 전반의 붕괴는 아니다”고 해명했으나, 피해 이용자들에게 2억8천300만 달러의 보상을 제공했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보험·청산 자동화와 같은 안전장치를 두고 있으나, 이번처럼 청산 속도가 손실보전 능력을 뛰어넘자 최후의 수단인 자동 레버리지 해제(ADL)까지 가동됐다.

 

저스틴 다네탄 아크틱디지털 책임자는 “청산 시스템 과부하로 방어선이 무너진 상황”이라며 “시장이라기보다 덫에 걸린 것처럼 예기치 않게 거래가 마감됐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폭락이 미중 무역전쟁 리스크와 가상자산 시장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분석했고, CNN은 “주요 거래 플랫폼의 오류와 청산 자동화가 투자자 신뢰에 새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면서 가상화폐 시장의 변동성과 신뢰성 이슈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내다본다. 투자자들은 극도의 변동성, 시스템 장애 등 복합위험에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가상자산 시장의 모니터링과 규제 강화 논의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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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트럼프#바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