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진료지침 전국 공개”…건보공단·일산병원, 안전 진료 패러다임 제시

표준진료지침이 디지털 헬스케어 현장에서 진료의 질과 안전을 높이는 근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일산병원과 함께 9월 15일부터 30일까지 2025년도 표준진료지침 공개와 개발 지원 사업의 기관별 신청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표준진료지침은 특정 질환과 시술에 관한 진료와 간호, 치료 시점 등 전 과정을 미리 정립해 일관된 의료서비스 제공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산업 내 파급력이 예상된다. 의료 현장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및 환자 맞춤형 진료 체계 강화의 갈림길에서 이번 사업이 ‘표준화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된다.

이번에 공개되는 표준진료지침은 17개 진료과, 98개 항목에 걸쳐 처방과 진료 프로세스, 치료 계획표를 포함해 제공된다. 참여 의료기관들은 일산병원 의료진과 직접 협업해 자체 상황에 맞는 진료지침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각 병원의 자문 지원을 확대해, 운영 환경별 맞춤형 표준 구축이 가능하도록 했다. 해당 사업 대상은 전국 종합병원과 병상 200개 이상 허가병원으로 제한되며, 공공의료기관은 병상수와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 상급종합병원은 이번 지원에서 제외됐다.

표준진료지침(CP: Clinical Pathway) 도입은 기존 개별 병원의 경험·관행 중심 진료체계와 비교해 적정 진료의 기준을 명확히 제시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각 진료 단계와 시술 프로세스가 데이터 기반으로 정리되며, 치료 안전성·효율성도 높아진다. 실제로 지난해 사업 만족도 조사에서는 88.1%가 지침 도입 및 개발 지원에 만족했으며, 90.5%가 현장에 도움이 된다고 답해 제도의 실효성을 확인했다.

글로벌 의료계에서도 표준진료지침은 환자 안전과 맞춤형 의료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은 표준화를 기반으로 진료 프로세스의 질 관리와 비용 효율화, 데이터 연동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국내의 이번 지침 공개 및 개발 지원 확대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경쟁력 강화와 의료 데이터 활용의 전환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의료기관 간 협업, 데이터 보호와 활용에 대한 정책적 고민도 병행된다. 표준진료지침의 적용 확대 및 상호연계를 통해 병원마다 상이했던 진료 편차 해소와 지역 간 의료 격차 완화가 기대되나, 의료진 자율성·지역 특성 반영 등 조율 과제도 남아 있다.

박향정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지원사업실장은 “일산병원의 표준진료지침을 전국 의료기관에 적극 확산해 국민의 진료 안전을 높이고, 올바른 의료 이용문화를 확립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지침 공개와 맞춤형 개발 지원이 실제 임상 현장에 얼마나 자리잡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