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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 시야각 새 지평?”…삼성, 무한 헤드셋 공개로 시장 본격화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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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공동 개발한 첫 확장현실(XR) 헤드셋 ‘무한(∞)’이 7월 22일 정식 공개를 앞두고 있다. XR 헤드셋에서 현실과 가장 가까운 몰입감을 좌우하는 시야각(Field of View, FoV)에 대한 기대와 시장 해석이 교차하는 가운데, 삼성의 이번 행보가 XR 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더 넓은 세상이 열린다’라는 마케팅 슬로건을 차용해 멀티모달 AI와 한층 진화한 XR 경험을 내세웠다. 이 같은 메시지에 업계에서는 “실제 시야각 같은 하드웨어 개선과 혁신적 소프트웨어 경험을 동시에 예고한 것”이라는 해석과, “시야각 그 자체보다는 새로운 AI 기반 경험에 방점이 찍혔다”는 분석이 맞선다. ‘무한’의 실사용 시야각은 메타 퀘스트3, 애플 비전 프로 등 기존 동급 XR 기기와 유사한 100도 내외로 전망된다. 인간의 시야각(약 200도) 대비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무는 셈이다.

가상현실 기술에서 시야각은 마치 잠망경을 쓰는 듯한 인위적 경계(벽)와 현실감 사이의 간극을 결정한다. 넓은 시야각과 높은 해상도, 낮은 지연(latency) 등 하드웨어 한계 극복이 XR의 주된 과제로 꼽히는 배경이다. 그러나 XR 시장을 선점한 메타, 애플 역시 시야각은 약 100도 안팎에 머물고 있어 급진적 개선은 제품 소형화와 저전력, 디스플레이 수율 등 제조 현실과 직결돼 있다. 삼성 무한 역시 이 범주를 넘는 기술 도약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XR 시장이 성장하는 원동력은 몰입형 콘텐츠, 안드로이드 기반 앱 생태계, 멀티모달 AI 통합 등 사용자 경험 변화에서 비롯되고 있다. 무한은 애플 비전 프로(499만원)보다 낮고 메타 퀘스트3(약 73만원)보다는 높은 200만원대 중후반 가격대 포지셔닝이 점쳐진다. 업계는 “차별화 요소가 결국 실사용자 경험과 콘텐츠 접근성, AI 기반 기능 확장”에 달려 있다고 본다.

 

글로벌 XR 시장은 메타, 애플, 소니 등 빅테크 기업의 진입으로 하드웨어와 생태계 경쟁이 동시에 격화되는 양상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국가별로 신규 XR 기기 출시와 플랫폼 연동 실험이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국내 삼성전자의 XR 출사표가 시장 판도에 어떤 균열을 낼지 주목된다.

 

한편, XR 기기의 시야각 한계와 관련해 소비자 기대 수준, 몰입도의 산업적 효용, 가상현실 윤리 문제 등도 논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XR 헤드셋의 궁극적 대중화는 하드웨어 혁신과 맞춤형 소프트웨어의 동시 진화, 각국의 인증·규제 환경 정비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한다.

 

산업계는 이번 삼성 무한의 출시에 따라 국내외 XR 시장 경쟁 구도가 본격화될지, 실제 시장 반응과 기술적 진화가 맞물릴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 혁신뿐 아니라 사용자 경험 개선, 데이터 관리·윤리 균형 등 복합적 관점에서의 성장 조건이 부각되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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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무한#xr헤드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