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응암동 겨울 코트”…홍지민, 지하실 생매장 진실에 침묵→시청자 소름과 분노
누군가의 시간과 온기가 미라처럼 얼어붙은 겨울 지하실에서 발견되는 순간, 홍지민과 최정원, 이현우의 표정엔 침묵이 감돌았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가 오랜 시간 동네를 뒤덮었던 응암동 괴담의 실체를 좇으며, 겨울 코트를 입은 여인의 참담한 마지막을 시청자 앞에 꺼냈다. 미스터리와 공포, 그리고 선명한 진실이 맞물리는 밤이었다.
2002년, 서울 은평구 다세대주택의 지하 창고에서 매서운 악취와 함께 나타난 것은 비닐과 시멘트에 둘러싸인 한 여성의 마른 시신이었다. 김정현 반장은 굳은 겨울 코트를 입고 미라처럼 발견된 그 모습이 처음부터 끝까지 섬뜩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 지하실을 거쳐 간 수많은 이들이 겪은 급격한 건강 악화, 끝내 살아나간 최 씨의 뒤를 잇던 동네 주민들의 괴담은 10년 넘게 퍼져왔다.

이윽고 드러난 실체는 더욱 무거웠다. 주인공은 1997년 실종된 한 중년 여성이었고, 박희찬 팀장의 집요한 추적으로 그녀의 정체가 밝혀졌다. 채권·채무 관계 끝에 일어난 잔혹한 범죄, 그리고 범인 주상철은 시신을 겨울 코트에 감싸 김장 비닐로 씌운 뒤 시멘트와 모래로 꽁꽁 밀봉했다는 자백까지 남겼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는 피해자가 살아있는 채 생매장됐을 가능성까지 제기돼, 현장에 있던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진실이 밝혀진 순간, 홍지민은 눈가를 붉히며 “이건 너무 잔인하다”는 말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최정원은 “화가 난다. 누군가의 엄마였을 텐데”라며 참을 수 없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범죄의 잔혹함, 피해자가 남긴 삶의 무게, 그리고 법정에서 내려진 징역 15년의 판결까지 모두가 깊은 흔적을 남겼다. 방송 이후에는 “괴담인 줄 알았던 실화라니 소름 돋는다”, “피해자가 겪었을 아픔에 가슴이 아프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넘쳐났다.
5년간 어둠 속에 묻혀있던 진실, 그리고 한 사람의 이름으로 남은 슬픔과 여운.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홍지민·최정원·이현우 등 세 이야기꾼의 절제된 감정과 날선 시선으로, 응암동 괴담 이면에 숨겨진 생생한 현실과 인간의 영역 너머의 공포까지 되짚었다. 매주 목요일 밤 10시 20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의 세계는 한 번도 닫힌 적 없는 창을 다시 열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