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800선 장중 돌파”…무역긴장 완화에 사상 최고치 경신
코스피가 20일 무역 긴장 완화 기대감에 장중 3,8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며 투자심리가 회복된 영향으로, 시장 전반에 활기가 감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 리스크 완화와 주요 국가 정상회담 개최 등 글로벌 이벤트가 투자심리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한다. 향후 외국인 수급 흐름과 미국 통상정책 동향, 업종별 차별화 현상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47.36포인트(1.26%) 오른 3,796.25를 기록하며 장중 한때 3,802.53까지 오르는 등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날 지수는 장 초반 3,775.40에 시작해 한때 3,728.38까지 밀렸으나, 개인과 기관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 17일 세운 기존 장중 최고치 3,794.87을 뛰어넘은 것이다.

투자주체별로는 외국인이 3,893억 원 순매도에 나섰으나, 기관과 개인이 각각 2,717억 원, 1,152억 원씩 순매수하며 시장을 견인했다. 특히 연기금 등 일부 기관투자자는 614억 원가량을 순매수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는 1,626억 원 순매도 기조를 이어갔으나, 개인(1,025억 원), 기관(266억 원)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지수 급등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 100% 관세는 지속 불가능하다”고 발언한 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계기 미중 정상회담 재확인, 한미 관세협상 후속 논의 진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대부분 쟁점에서 실질적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혀 시장에 긍정적 시그널을 제공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방산, 헬스케어, 자동차, 금융지주가 강세를 주도했고, 원전 등 유틸리티와 에너지, 2차전지, 화장품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연초 이후 이어진 외국인 중심의 상승에서 이날은 국내 기관과 개인 투자자가 주도하는 구조적 변화가 나타났다.
박성철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무역 긴장 완화 기대가 커지며 아시아 주요 증시도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미중 무역갈등 완화와 신용 리스크 감소 영향에 힘입어 반등 랠리를 이어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연일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2일 3,549.21로 3,500선을 처음 돌파한 데 이어 10일 3,610.60, 16일 3,748.37, 17일에는 장중 3,794.87까지 올랐고, 이날 다시 3,800선을 밟았다.
향후 시장은 미국 통상정책 방향, 미중 정상회담, 외국인 자금 흐름 그리고 업종별 차별화 현상 등 대내외 변수가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예정된 미국과 중국 양국 정상 간 외교 이벤트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