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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 신약 1상서 다종 암 효과”…리가켐, HER2 타깃 성과 공개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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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약물접합체(ADC) 기반 신약이 고형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와 익수다 테라퓨틱스가 공동 개발한 HER2-ADC 신약 ‘LCB14’의 임상 1상 중간 데이터가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공개됐다. 다양한 암종, 특히 치료 여력이 적은 환자군에서 의미 있는 반응을 확인하며 글로벌 신약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ESMO 발표에 따르면 LCB14의 임상 1상 파트는 호주에서 HER2 발현 고형암 환자 6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55명이 객관적 반응 평가에 포함됐으며, 유방암, 폐암, 식도암 등 다종 환자군의 객관적 반응률(ORR)과 안정성 지표가 공개됐다. 용량군별 분석에서 90㎎/㎡ 이상 투여받은 유방암 환자 11명 중 7명(64%)이 종양 크기 감소를 확인했으며, HER2 양성 환자 4명 모두 치료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전에 HER2-ADC ‘엔허투’ 치료력이 있는 환자 3명도 효과를 나타내, 내성 환자에서의 가능성도 언급된다. 식도암 환자 10명 중 절반이 반응(50%)을 보였고, 완전 관해(CR) 사례도 1건 보고됐다. HER2 저발현 환자에서도 일부 효능 신호가 포착됐다.

ADC는 항체가 암세포 표적에 결합하면, 항암약물을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플랫폼이다. LCB14는 HER2 타깃 항체 구조 설계와 약물 링커 최적화로 기존보다 내성 암종 대응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기존 ADC 대비 다양한 암종, 재발·불응 환자군에서 고른 활성을 보인 점이 차별점으로 언급된다.

 

적용 분야는 전통적 HER2 표적 유방암에서 식도암, 폐암, 난소암, 위암 등으로 확장된다. HER2 양성 환자뿐 아니라 저발현 케이스까지 대상이 넓어 의료진 입장에서 치료 선택지가 늘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엔허투(아스트라제네카·다이이찌산쿄), 최근의 트루델비(길리어드) 등 HER2 및 TROP2 표적 ADC 경쟁이 가속되고 있다. 국내에서 다종 암을 겨냥한 1상 데이터가 도출된 것은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HER2-ADC가 유방암 외 다종 고형암까지 적응증을 넓힐 수 있을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한다.

 

임상 및 규제 측면에서 중국에서는 파트너 포순제약이 2·3상 시험을 시작했으며, 호주 1상 완료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추정된다. 국제공조 임상 설계가 신약 승인 프로세스의 속도전에 영향을 미칠지 관건이다.

 

리가켐 관계자는 “암종 제한 없이 환자에 대한 치료 대안이 제공될 수 있도록 후속 임상 설계와 글로벌 협력을 강화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ADC 신약이 실제 시장 적용으로 이어질지 그 파급력을 주시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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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켐#her2-adc#익수다테라퓨틱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