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25.25% 급등…레이, 글로벌 5D 솔루션 호평에 외국인 매수 급증
레이 주가가 글로벌 유통망 확대와 5D 디지털 덴탈 솔루션에 대한 기대가 겹치며 단숨에 급등했다. 12일 코스닥 시장에서 레이는 전 거래일보다 25.25% 오른 7,39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 매수세와 폭증한 거래량이 맞물리며 기술적 저항선을 돌파한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선 2025년 실적 턴어라운드를 겨냥한 선제적 베팅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파트너십이 본격 매출로 전환되는 시점이 향후 주가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12일 레이는 시가 6,070원에서 출발해 장중 내내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며 한때 7,400원까지 치솟았다. 종가는 7,390원으로, 직전 거래일인 11일 5,900원 대비 1,490원 급등했다. 이날 거래량은 약 221만 주로, 전일 31만 주와 비교해 700% 이상 늘었다. 최근 한 달간 4,000원대 초반에서 5,000원대 사이 박스권에 머물던 주가는 장대양봉과 함께 단기 이동평균선을 모두 상향 돌파했다. 11월 말 4,000원 초반 수준과 비교하면 2주 남짓한 기간에 70% 안팎의 수직 상승을 기록한 셈이다.

시장에선 남미 진출과 5D 솔루션을 축으로 한 글로벌 성장 스토리가 주가 상승을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레이는 최근 세계 최대 치과 의료기기 유통사로 꼽히는 헨리샤인 인터내셔널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남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동시에 북미 최대 치과 전시회인 GNYDM 2025와 프랑스 ADF 2025에서 선보인 5D 디지털 덴탈 솔루션이 현지 실수요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으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런 흐름이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2025년 실적 퀀텀 점프를 예고하는 구조적 성장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본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이 뚜렷한 매수 우위를 보였다. 12일 하루 동안 외국인은 약 6만 주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기관은 소폭 매도 우위를 나타냈지만 규모는 크지 않았다. 기존 일 평균 10만~30만 주에 그치던 거래량이 221만 주로 뛰면서 투자 주체 간 손바뀜도 활발했다. 특히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개인 창구를 중심으로 치열한 매매 공방이 전개됐음에도, 주가가 당일 고점 부근에서 마감했다는 점에서 매수 우위가 뚜렷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선 이 같은 회전율 확대가 그간의 매물을 상당 부분 소화시키고 새로운 투자 주체 유입을 촉발한 신호로 본다.
레이는 시가총액 약 1,152억 원으로 코스닥 752위에 위치한 중소형주다. 같은 헬스케어·바이오 업종 내에서 HLB, 파마리서치, 클래시스 등이 각각 수조 원대 시가총액을 형성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규모 차이가 크다. 그럼에도 이날 등락률은 레이가 25.25% 급등해, 클래시스가 5.18% 하락하고 HLB가 0.41% 내리는 등 대형주가 부진한 가운데 돋보였다. 외국인 지분율도 약 6.0%에 그쳐 HLB 18.8%, 클래시스 70.3% 대비 낮은 편이다. 일부에선 이 점을 향후 외국인 수급 유입 여력이 남아 있는 신호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재무 지표를 보면 레이는 2024년에 뚜렷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2024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5% 줄어든 798억 원, 영업이익은 442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2024년을 저점으로 2025년 이후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2025년 매출액은 1,1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손실은 약 22억 원 수준으로 크게 줄고, 당기순이익은 123억 원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2025년 예상 주가수익비율은 약 9.38배로, 동종 업계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사업 구조를 보면 레이의 매출은 디지털 치료 솔루션이 약 59%, 디지털 진단 시스템이 약 41%를 차지한다. 회사의 핵심 제품인 5D 솔루션은 엑스레이 영상과 3차원 안면 스캔 데이터를 결합해 치료 전후를 시뮬레이션하는 기술로, 고부가가치 치과 장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미국 매출이 최근 3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점이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국내 의료기기 시장에서 논의되는 엑스레이 관련 규제 이슈가 직접적으로 치과용 장비인 레이 제품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투자 심리에는 변수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
회사는 장비 판매에 더해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 구독 모델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연계한 패키지 제공을 통해 안정적인 반복 매출 구조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구독 비즈니스 모델이 안착할 경우, 매출 성장뿐 아니라 이익률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남미를 비롯한 신흥 시장에서 유통 파트너망이 확대되면 초기 장비 보급과 함께 소프트웨어 매출이 동반 성장할 여지도 거론된다.
주가 전망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25%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술적 분석에서는 7,500원 안착 여부가 단기 추세의 분수령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7,500원을 넘어서면 다음 저항선으로 8,500원 부근을 거론하는 시각도 있다. 반대로 조정 시 6,500원대 지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적자 폭 축소나 흑자 전환이 확인되는지, 그리고 남미 파트너십이 실제 수주와 매출로 이어지는지 여부가 레벨업 지속의 관건으로 꼽힌다.
다만 투자 리스크도 적지 않다. 레이는 2024년에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재무 체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최근 주가에 2025년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만큼, 실적 개선 속도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되돌림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시가총액이 작고 유통 주식 수가 많지 않아 가격 변동성이 큰 종목이라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 구간을 활용한 분할 접근 전략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다는 조언을 내놓는다.
향후 레이를 둘러싼 투자 심리는 글로벌 전시회 이후 수주 실적, 남미 유통 채널 확장 속도, 5D 솔루션 구독 모델 안착 여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내년 초 발표될 실적과 해외 사업 진척 상황을 지켜보며 레이의 중장기 성장 궤도를 가늠하려는 관망 기조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