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M 탑재한 로밍 챗봇”…LG유플러스, 가입 절차 60% 단축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기술이 이동통신사의 고객 응대 방식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자사 로밍 챗봇에 LLM을 도입, 복잡했던 해외 로밍 가입 절차를 기존 10단계에서 4단계로 60% 줄였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서비스 개선으로 챗봇 이용 고객은 자연어 입력만으로 최적의 로밍 상품과 가입 절차를 한 번에 안내받을 수 있어 관련 산업 내 디지털 전환 속도가 주목된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상용 AI 에이전트 도입 경쟁’의 분기점으로 본다.
LG유플러스는 기존 규칙기반 챗봇의 한계였던 단계별 버튼 선택 구조 대신, LLM 적용으로 사용자가 “10월 26일부터 30일까지 다낭 갈 건데 로밍 어떻게 해?”와 같은 자연스러운 대화체 문장만 입력해도 국가와 일정에 맞는 요금제 추천부터 가입, 변경, 해지에 이르는 과정을 자동화했다. 단순 FAQ 수준에서 벗어나 맥락 이해 기반의 실행형 에이전트로 진화한 것이다.

특히 이번 시스템은 LLM 생성 응답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챗봇에 자체반성 검색증강(Self-RAG) 기술을 함께 도입했다. Self-RAG는 AI가 생성한 답변의 근거와 유용성을 스스로 평가·보정하는 방식으로, 정교한 맞춤 추천과 오류 감소에 기여한다. 이에 따라 챗봇을 통한 로밍 가입 절차는 평균 1분 이내로 단축됐으며, 다양한 문의에도 시차와 무관하게 실시간 응대가 가능해졌다. 도입 이후 LG유플러스 로밍 챗봇의 순고객추천지수(NPS)는 5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성과가 실질 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기존 룰베이스 챗봇 방식 대비 질문 패턴 고정, 버튼 위주의 입력, 선택 항목 다수 등 복잡했던 고객 경험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사 사례로 미국 이동통신사들과 빅테크 기업의 상담 AI가 있으나, 국내 이동통신사 가운데 LLM 기반 로밍 챗봇 전면 도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Open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업이 LLM 활용 고객 상담 자동화 경쟁을 본격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 보안, 서비스 품질 검증, 자동화 오작동 대응 등 윤리·규제 영역의 신속한 정비가 업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로밍 챗봇의 LLM 도입을 시작으로 앞으로 전체 상담 시나리오에 단계적으로 AI 에이전트를 확대 적용한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서남희 CV담당은 “다양하고 복잡한 고객 요구에 LLM 챗봇이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추후 더욱 자연스런 대화형 AI로 진화시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LG유플러스의 도입이 국내 통신 서비스 분야 AI 활용 확산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AI 챗봇의 발전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산업계의 추가 변화 속도가 중요한 변수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