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중국 수출 제한, 미 의회 압박”…엔비디아, 매출 격감 우려 확산
현지시각 9월 10일, 미국(USA) 의회가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법안 논의에 돌입하며, 업계 1위 ‘엔비디아(Nvidia)’가 69조 원에 달하는 매출 감소 위험에 직면했다. 이번 조치는 미중(China) 간 기술패권 경쟁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 내 기업과 글로벌 시장에 중대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10일, 미 상·하원은 국방수권법(NDAA) 등의 예산법 개정 절차를 활용, H20 등 차세대 AI칩이 중국을 포함한 지정학적 경쟁국으로 유출되기 전 미국 내 우선 공급 규정을 만들고자 심의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규제 완화 움직임과 대비되는 강경 입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개정안을 대표한 짐 뱅크스 상원의원(공화·인디애나)은 “미국 반도체가 적성국에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 자체가 진정한 미국 우선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미국은 2022년부터 AI 칩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해왔다. 하지만 이번 법안은 민간·군사용 구분 없이 광범위한 수출 통제라는 점에서 공급망 안정과 글로벌 산업 질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에서 연간 500억 달러 이상의 AI칩 매출을 올려왔으며, 뉴욕타임스는 “단일 기업의 수출 타격이 미중 반도체 갈등의 결정적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 측은 이번 수출 제한이 오히려 미국의 경제적·군사적 AI 주도권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반박하며, 로비와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법률고문 팀 티터는 상원 보좌진에 “중국에 H20 칩을 전면 공급 차단할 경우, 미국 기술력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식 대변인 존 리조 또한 현행 H20 칩은 상업용임을 강조하며, “첨단 반도체 규제는 소수 좌파의 ‘AI 파멸론’에 근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AI 파멸론은 인공지능 발전이 인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효과적 이타주의’ 철학에서 비롯된 견해다. 반대로 ‘AI 개발 가속주의’ 진영은 기술 혁신이 가져올 경제적 이익을 앞세우고 있다.
이번 논의에 정책 자문을 맡는 공화당 ‘AI 차르’ 데이비드 색스도, 규제 강화론자를 ‘파멸론 광신도’라며 “엔비디아의 글로벌 경쟁력이 위협받는다”고 힘을 보탰다. 반면 아메리칸 컴퍼스 오런 캐스 설립자는 “미국 내 AI칩 우선 공급은 건강한 산업전략이며, 음모론으로 몰아갈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첨예한 입장 차에 대해 워싱턴포스트와 CNN 등 주요 언론은 “경제적 논리와 이념 논쟁이 얽힌 AI 반도체 규제 논전이 워싱턴 정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고 분석했다. 첨단 산업 규제가 ‘정책-시장-이념’을 아우르는 로비 대결로 확전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법안이 미중 간 기술 장벽을 한층 높일 뿐 아니라, AI 글로벌 공급망 구조와 미국 반도체 산업의 전략 변화에도 결정적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향후 입법 결과와 엔비디아의 대중국 비즈니스 방향, 그리고 세계 시장의 반응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의회의 수출 제한 추진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새 장을 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