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압수수색 사실이면 나쁜 일”…트럼프, 이재명 해명에 오해 해소 시사

미국과 한국의 정상회담에서 교회와 군 기지 압수수색 논란을 둘러싼 갈등이 정점에 달했다.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관련 이슈를 두고 치열한 논의를 이어가며 정치적 격랑이 예고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수사기관의 교회와 오산 미군 기지 압수수색 소식에 대해 “사실이라면 너무 나쁜 일”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집무실 회담 도중 “나는 정보 당국으로부터 교회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너무 나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게는 한국답지 않은 일로 들렸다”고도 직설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것에 대해 이따가 논의할 것”이라며 교회 압수수색과 관련된 문제를 정상회담 의제로 공식화했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오산 공군기지 내 미군 시설이 아니라 한국공군 시설이 수사 대상이었다”고 해명에 나섰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오해가 있었다고 확신한다”고 말을 바꿨다. 다만 “교회 압수수색에 대한 루머가 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논의할 것이다. 나는 잘 해결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재차 언급해 완전한 신뢰 회복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숙청 또는 혁명같이 보인다”고 적으며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백악관 행정명령 서명식 자리에서도 “한국 새 정부에 의한 매우 공격적인 압수수색이 있었다”고 직격했고, “군사 기지에 들어가 정보를 수집했다고 들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됐을 것”이라며 거듭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최근 한국 수사기관은 종교계와 군 관련 시설에 연이어 압수수색을 단행한 바 있다. 순직해병특검팀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관련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서울경찰청은 전광훈 목사가 담임하는 사랑제일교회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였다. 또 비상계엄 내란·외환 의혹 수사와 관련해 오산 공군기지 내 레이더 시설에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사실도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강경 반응과 특검 인사 관련 직설적인 언급으로 외교적 파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의 설명 속에서도 “그(특검)의 이름이 ‘미친 잭 스미스’ 아니냐. 그는 미치고, 병든 사람”이라고 비꼬았고, “그냥 농담이다”라고 에둘러 전했다. 잭 스미스 전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에 대한 기소를 이끌었던 바 있어 양 정상 간 신경전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정상회담 이후 교회 및 군 기지 압수수색 문제가 양국 정치권의 추가 논쟁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정상회담 논의 결과와 국민적 여론을 함께 반영해 사안의 진위를 신속히 알리고 건전한 한미 동맹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