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4차 발사 앞두고”…우주청, 전국 토크콘서트로 열기 확산
국산 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가 27일로 다가오면서 우주항공청이 대국민 소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발사 성공 기원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로켓 개발 과정과 위성 운용, 우주 산업 일자리까지 한 번에 조망할 수 있는 현장 프로그램을 전국으로 확대한 점이 특징이다. 단순 관람형 행사를 넘어 토크콘서트와 체험, 진로 상담을 결합한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우주항공 기술을 생활 가까이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누리호 발사 프로그램을 계기로 우주항공을 차세대 과학기술·산업 교육 플랫폼으로 키우는 시도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주항공청은 22일부터 누리호 4차 발사의 성공을 기원하고 국민의 우주항공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전국 지자체, 국립과학관, 천문대와 연계한 우주항공 토크콘서트와 체험 프로그램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핵심 일정은 누리호 4차 발사 예정일인 27일을 전후한 주말과 주초에 집중 배치해 발사와 현장 교육의 시차를 최소화했다.

22일에는 국립과천과학관, 국립중앙과학관, 국립대구과학관, 국립부산과학관, 국립광주과학관 등 5개 국립과학관에서 동시에 우주항공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프로그램에는 전·현직 로켓 및 위성 개발 연구자가 참여해 누리호를 포함한 한국형 발사체 개발의 역사, 최신 위성 개발 과정 등을 설명하고, 누리호 4차 발사를 통해 우주로 올라가는 초소형 큐브위성 경연대회 수상자가 직접 소감을 전하는 순서도 마련된다. 기술 개발 과정과 성과를 현업 연구자의 언어로 듣고, 실제 발사에 참여하는 청년 연구 인력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구조다.
같은 날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누리우주페스티벌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한국과학우주청소년단이 주도하는 미니 로켓 제작·발사와 미니 탐사로버 제작, AR 기술을 활용한 누리호 가상 발사 체험 부스가 핵심 콘텐츠다. 실제 발사체 설계나 궤도 진입 알고리즘 대신 축소 모형과 증강현실을 통해 추진력, 자세 제어 개념을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설계한 교육용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다. 우주항공 관련 전공 대학생 서포터즈가 참여해 누리호 발사 성공 기원 퍼포먼스를 펼치는 등 세대별 참여를 유도해 향후 우주 인재 풀 확대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우주항공 산업의 지역 거점 전략도 반영됐다. 우주항공청은 같은 날 사천시와 함께 사천 스페이스 라운지를 연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사천시립도서관에서 우주항공 장비 전시가 진행되고, 미니 탐사로버 및 미니 위성 제작 체험 부스가 상시 운영된다. 오후 2시에는 우주항공 전문가와 과학커뮤니케이터가 참여하는 공개 강연이 열린다. 강연 주제는 우주를 만든 사람들, 우주를 살아가는 우리로 설정해 발사체와 항공우주 산업을 이끄는 연구개발 인력과, 이 기술을 일상에서 경험하게 될 시민들의 접점을 다루도록 구성했다.
누리호 4차 발사 당일인 27일에는 국립청소년우주센터에서 고흥KASA미션톡톡이 열린다. 오후 2시에 진행되는 이 행사는 우주항공청 연구진과 시민, 청소년이 직접 대면해 우주항공 분야 진로 탐색과 연구개발 현장을 주제로 대화하는 프로그램이다. 발사 장소와 가까운 거점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R&D 직무, 위성 운용, 발사체 관리 등 구체적인 진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우주항공을 단기간 이슈가 아닌 장기 커리어 선택지로 인식시키려는 시도다.
연계 프로그램은 발사 이후에도 계속된다. 11월 30일까지 대전시민천문대에서는 누리호 발사 체험 시뮬레이터가 상시 운영된다. 실제 발사 과정을 축소 모델과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로 구현해 발사 카운트다운, 연소 단계, 궤도 진입 과정 등 로켓 비행 전 주기를 체험형 콘텐츠로 풀어내는 방식이다. 국립광주과학관에서는 27일 누리관측 페스티벌이, 부산 금련산청소년수련원에서는 30일 특별 천체관측 프로그램이 열려 누리호 발사를 소재로 한 천문 관측과 우주 과학 교육이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국민 행사가 장기적으로는 우주항공 기술 인력 수급과 산업 생태계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발사체 기술은 고도의 시스템공학, 소재공학, 전자·통신 기술이 복합된 분야로, 조기 교육과 진로 정보 제공이 없을 경우 인력 확보에 구조적 병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국 과학관·천문대를 활용한 상시 프로그램 운영은 특정 발사 일정에 국한되지 않는 우주항공 교육 플랫폼으로 확장될 여지도 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 청장은 이번 전국 연계 프로그램이 누리호 발사 준비와 연구개발 과정을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에게 공개하는 우주항공 문화 저변 확산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개발과 더불어 우주항공문화를 확산해 국민이 우주항공 개발을 생활 속에서 체감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산업계와 교육계는 누리호 4차 발사를 계기로 마련된 이번 프로그램들이 실제 우주항공 산업 인력 양성과 기술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