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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방울로 암 초기진단”…국내 연구진, 혁신 액체생검 기술 선봬
IT/바이오

“피 한방울로 암 초기진단”…국내 연구진, 혁신 액체생검 기술 선봬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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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한 방울로 암을 조기진단하고 치료 이후 재발까지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액체생검 원천기술이 국내 연구진 손에서 탄생했다. 국내 의료진의 융합 연구가 극소량의 암 변이 신호(ctDNA)를 혈액에서 직접 검출하는 혁신 방식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업계는 이번 기술 발표를 단순 암 진단을 넘어 암 생존율 제고와 맞춤형 정밀의료 시장의 분기점으로 보는 분위기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과 진씨커는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유수 의료진과 공동으로 ctDNA만을 정밀 추출하는 'MUTE-Seq' 액체생검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단일 염기 수준의 변이만 남기고 정상 DNA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고정밀 유전자가위(FnCas9-AF2)를 활용, 기존보다 훨씬 낮은 비용과 높은 민감도로 암 변이를 검출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정밀도는 기존 대비 20배 향상되고 검사 비용은 10분의 1 미만까지 줄일 수 있다.

핵심은, 암 관련 변이 DNA 신호만 남기고 정상 DNA를 선별적으로 제거하는 데 있다. 연구팀은 FnCas9-AF2 유전자가위로 시료 전처리 단계에서 불필요한 정상 DNA 신호를 줄인 뒤 저가형 시퀀싱 장비도 쓸 수 있게 만들었다. 기존 초고심도 시퀀싱·특수 바코딩 등에 의존했던 진단과 달리, "노이즈 캔슬링" 방식으로 낮은 비용에도 극저빈도 ctDNA를 높은 정확도로 잡아낸다. 즉, 필수 정보(암 신호)만 남기고 배경 신호(정상 DNA)를 미리 제거해 암 조기진단 및 재발 추적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는 평이다.

 

실제 폐암 환자에서는 91%의 민감도와 95%의 특이도, 췌장암 환자에서는 각각 83%, 100%의 수치를 기록했다.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치료 후 미세잔존암 모니터링에서도 극소량 암 변이 DNA를 100% 민감도·100% 특이도로 검출했다. 1, 2기 초기암 및 미세잔존암 환자의 혈액만으로 조기 암 진단과 재발 조기탐지, 영상장비보다 선제적 신호 포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액체생검 기술 대비 검출 비용 및 장비 의존도를 대폭 낮췄다는 점, 그리고 정상 DNA 신호 분리 기술로 위양성 문제까지 최소화한 점에서 국내외 암진단 시장의 주목도가 높다. 미국암연구학회 등 국제 학계도 최근 연구성과를 연이어 소개하고 있다.

 

국외에서는 Grail, Guardant Health 등 대형 기업이 다중암 조기진단·ctDNA 기반 미세잔존암 진단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나, 정상 DNA '선별 제거'라는 방식은 세계적으로도 차별화된 접근이다. 국내에서는 실제 백혈병 환자의 재발관리, 다중암 조기검진(온코딥스캔) 등 임상 적용이 이미 일부 병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관련 규제 차원에서는 혈액 기반 암 진단 제품의 인증 및 데이터 신뢰성 확보, 건강보험 등재 여부에 따라 대중적 확대 여부가 결정적 변수로 꼽힌다. 의료계는 특히 조기 진단 및 재발 관리 프로토콜, 보험 급여화 등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준석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는 "혈액 한 번으로 아주 적은 암 신호까지도 읽어내는 시대"라며 "대장암, 폐암 등 다양한 고형암과 조기진단 도입까지 임상연구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다중암 조기진단, 재발 모니터링 등 정밀의료 플랫폼 확장 가능성도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액체생검 원천기술이 실제 암 환자 진단 현장과 건강검진 시장에 신속히 안착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 발전과 함께 진단 정확성, 제도 변화, 데이터 보안 등 균형 잡힌 발전이 산업 성패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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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씨커#고려대학교안암병원#mute-se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