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 빅딜 기대·경계 교차”…우리기술투자, 가상자산 테마 변동성 확대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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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기술투자 주가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포괄적 주식 교환 추진 소식에 가상자산 관련주 모멘텀이 재부각되면서도, 단기 차익 실현과 규제 우려가 겹쳐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두나무 지분가치 재평가 기대와 빅딜 심사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수급과 가격이 요동치는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네이버그룹의 디지털 금융 전략과 규제 환경에 따라 우리기술투자 주가 방향성이 갈릴 수 있어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6일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장중 기준 우리기술투자 주가는 8,490원으로 전일 대비 4.18% 하락했다. 시가는 8,990원에서 출발해 장중 한때 9,270원까지 올랐으나 8,230원까지 저점을 낮추며 상하단 변동 폭이 크게 벌어졌다. 거래량은 약 210만주로 최근 1개월 평균치인 110만주 안팎을 두 배 가까이 상회해,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간 빅딜 소식을 둘러싼 재료 해석 매매와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동시에 집중된 모습이다.

우리기술투자[04119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우리기술투자[04119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최근 한 달간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는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간 포괄적 주식 교환 추진과 가상자산 테마 모멘텀, 그리고 벤처 포트폴리오 실적에 대한 기대와 부담이 교차하는 구도다. 시장에서는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3주 교환이 유력한 안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두나무 기업가치와 네이버의 전략 스토리가 구체화되는 반면,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된 기대와 규제 심사 변수 등이 함께 작용하며 우리기술투자 주가에는 단기 조정과 재평가 기대가 동시에 반영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주가 추이를 보면 우리기술투자는 10월 말 9,000원대 초반에서 11월 중순 7,800원 안팎까지 하락한 뒤 11월 20일 10% 안팎 급등을 통해 8,500원선을 재차 회복했다. 이후 24일과 25일에는 8,800원에서 9,200원 사이에서 이틀 연속 상승하며 단기 반등 흐름을 이어갔지만, 빅딜 발표를 앞둔 경계 심리가 커지면서 이날 장중에는 8,000원대 중반으로 밀리고 있다. 1개월 구간 종가 기준으로는 9,180원에서 8,500원 안팎으로 약 7% 하락했지만, 6개월로 범위를 넓히면 7,100원대에서 8,000원대 중반까지 약 20% 상승한 상태로, 중기 상승 추세 안에서 단기 조정이 전개되는 구조로 해석된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20일 이동평균선이 8,600원 안팎에 위치해 단기 지지선으로 인식되고 있고, 60일선은 9,700원대에 자리해 중기 저항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주가는 7,800원대에서 저점을 확인한 뒤 9,400원 안팎까지 상단을 넓혔다가 다시 8,000원대 중반으로 되돌아온 패턴이다. 이 과정에서 8,200원 수준이 단기 박스권 하단, 9,400원 안팎이 상단 저항대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6개월 고점인 1만2,000원대와 비교하면 여전히 상당 폭 조정된 가격대여서, 추가 하락 시에는 저점 재확인 구간, 반등 시에는 중기 박스 상단 재시험 구간으로 성격이 갈릴 수 있는 위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수급은 외국인 매도 우위가 두드러진다. 11월 18일부터 25일까지 외국인은 약 52만주를 순매도하며 20일 이후 하루 10만~20만주대 매도를 이어갔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 매도 전환 시 주가는 약세를 보였고, 단기 반등 국면에는 개인과 기관 매수세 유입 시 상승 탄력이 커지는 패턴이 관측됐다. 같은 기간 기관은 약 4만주 순매도에 그치며 방향성은 중립에 가까웠고, 실질적으로는 개인이 외국인 매물을 대부분 받아낸 구조가 형성됐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단기 방향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동일 업종 내에서 우리기술투자는 벤처캐피탈·신기술금융주 가운데 중대형주로 분류된다. 시가총액은 약 7,100억 원 수준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아주IB투자, DSC인베스트먼트보다 크며,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 순위로는 111위인 중형주 그룹이다. 당일 등락률로 보면 우리기술투자가 마이너스 4%대 하락을 기록한 반면, 동종 주요 종목들은 2~4%대 상승해 업종 평균 등락률 플러스 0.50%를 크게 하회 중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3.67%로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약 29%에 비해 낮지만, 미래에셋벤처투자와 DSC인베스트먼트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재무와 밸류에이션 지표를 보면 수익성과 밸류 매력이 동시에 부각된다. 최근 실적 기준 매출액은 1,700억 원대, 영업이익은 1,600억 원대, 당기순이익은 1,300억 원대로 집계되며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이 90% 내외에 이른다.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30% 안팎으로 동종 업종 내 최상위권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고, 주가수익비율 PER은 3배대 초반, 주가순자산비율 PBR은 0.7배 수준으로 이익 대비 밸류에이션도 낮은 편이다. 부채비율은 20%대 초반으로 재무 레버리지가 크지 않고, 유보율도 꾸준히 상승해 재무 체력은 양호하다는 평가다. 다만 컨센서스와 목표주가가 제시되지 않아 기관 리포트 기반 밸류 재평가는 아직 제한적이고, 사업 특성상 평가이익·평가손익 변동에 따라 수익성과 ROE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은 구조적 리스크로 남는다.

 

주가 변동 요인의 첫 번째 축은 전통적인 가상자산·블록체인 테마다. 우리기술투자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 7.2%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시장에서는 대표적인 업비트 지분주이자 가상자산 관련주로 분류해 왔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 업비트 거래대금, 국내외 규제와 정책 뉴스가 나올 때마다 두나무 가치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빠르게 바뀌고, 그에 따라 우리기술투자 주가도 실적과 무관한 단기 급등락을 반복하는 구조가 강화됐다. 지난 9월 말 두나무의 빅테크 편입설이 부각됐을 때 하루 16% 이상 급등해 1만1,000원대를 돌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두 번째 축이자 최근 가장 중요한 재료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포괄적 주식 교환 추진이다. 업계에 따르면 26일 양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3주 교환 안건을 의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교환이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이자 네이버의 손자회사로 편입된다. 두나무 주요 주주인 우리기술투자 입장에서는 네이버 생태계 안에서 두나무 기업가치와 성장 스토리가 다시 정의되는 과정에서 지분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열리는 구조다. 두나무 주주들이 보유 주식을 네이버파이낸셜 신주로 교환받게 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네이버그룹 내 핀테크·디지털자산 플랫폼 성장에 직접 연동되는 지분으로 전환된다는 점도 중요 변수다.

 

27일 예정된 공동 기자회견에서는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합병 이후 로드맵을 직접 설명할 계획으로 알려져 시장 주목도가 높다. 업계에서는 금융과 결제 생태계 확장, 원화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 STO, 웹3 기반 미래 금융 플랫폼 구축, 규제 리스크 분산 전략 등이 중장기 청사진에 담길 가능성을 제기한다. 네이버는 연간 80조 원 규모 간편결제 인프라를, 두나무는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결제·지갑·디지털자산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구축 시나리오가 구체화될 경우 두나무와 우리기술투자 지분가치 재평가 논리도 한층 강화될 여지가 있다.

 

다만 이번 빅딜은 규제 심사라는 변수를 안고 있다. 국내 1위 간편결제 사업자와 1위 가상자산 거래소 간 결합인 만큼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통해 시장 경쟁 제한 여부를 점검받아야 한다. 금융회사가 가상자산에 직접 연계되는 것을 제한해 온 이른바 금가분리 규제 해석도 핵심 쟁점으로 거론된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산분리 완화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금가분리 완화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지만, 심사 과정이 길어지거나 조건부 승인 등 변수가 발생할 경우 관련주의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기술투자는 합병 구조와 규제 조건에 따라 두나무 가치와 지분 구조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심사 결과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뉴스와 테마 해석 관점에서 우리기술투자는 명확히 가상자산·블록체인 관련주이자 벤처캐피탈 테마주라는 이중 성격을 지닌다. 최근 한 달간 주가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재료는 두나무와 네이버 간 빅딜 진행 상황과 가상자산 시장 강·약 전환이다. 테마 강세의 촉매는 이사회와 주주총회 통과, 주식 교환 비율 확정, 합병 이후 성장 로드맵 발표, 가상자산 가격 급등 등이고, 약세 전환 요인은 합병 지연과 조건 변경, 규제 우려 부각, 가상자산 거래대금 위축 등으로 요약된다. 이날과 같이 장중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은 재료의 방향성이 확정되기 전 기대와 경계가 동시에 가격에 반영되는 과도기로 해석할 수 있다.

 

동일 업종 비교에서는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다. 강점은 영업이익·순이익 절대 규모와 ROE 등 수익성 지표에서 경쟁사들을 크게 상회한다는 점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ROE 모두 스틱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아주IB투자, DSC인베스트먼트를 웃돌고, PER도 업종 평균인 13배대보다 현저히 낮아 이익 대비 밸류에이션은 보수적으로 형성돼 있다. 반면 약점은 외국인 비중이 3%대에 머물러 스틱인베스트먼트 등과 비교해 글로벌 기관 기반이 약한 편이고, 가상자산 테마 민감도가 높아 뉴스와 심리 변화에 따라 실적과 괴리된 주가 급변이 잦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강·약점 조합이 향후 실적 모멘텀과 두나무 딜 진행 상황에 따라 밸류 재평가 폭을 키울 수 있지만, 이벤트 부재 시에는 저PER 구간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본다.

 

전망과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 1개월은 8,200원 지지와 9,400원 돌파 여부가 핵심 분기점으로 거론된다.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는 8,200원이 이탈될 경우 7,800원 안팎 직전 저점 재확인 구간까지 조정이 심화될 수 있고, 이 구간에서는 외국인 매도 지속과 빅딜 관련 불확실성 확대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네이버와 두나무의 주식 교환 조건과 합병 로드맵이 시장 기대에 부합하고, 동시에 가상자산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경우 8,800원선 재회복 후 9,400원 안팎 박스 상단 재시험, 나아가 1만 원대 심리적 저항선 돌파 시도까지 열릴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시된다.

 

중기 6개월 관점에서는 두나무의 네이버파이낸셜 100% 자회사 편입 완료 여부와 규제 심사 결과, 우리기술투자 포트폴리오 회수 성과가 결합되며 한 차례 큰 폭의 밸류 재조정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특히 네이버그룹 내 핀테크·디지털자산 플랫폼 전략이 구체화될수록 두나무 가치와 연동된 지분가치 평가도 함께 재조정될 여지가 크다.

 

투자자 유의사항으로는 첫째, 우리기술투자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NAVER 등 시장 대표 주도주와 달리 비주도 테마주라는 점이다. 둘째, 가상자산과 벤처투자 업 특성상 실적과 주가 모두 이벤트와 평가이익에 크게 의존해 변동성이 크고, 네이버와 두나무 빅딜처럼 대형 뉴스가 나올 때 단기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 셋째, 외국인 지분율이 낮고 개인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는 레버리지와 단기 추격 매수 확대로 조정 시 낙폭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전문가들은 가격대와 수급 조건을 감안한 분할 대응과 손익 관리 필요성을 강조한다.

 

향후 우리기술투자 주가 흐름은 네이버와 두나무 빅딜의 구체적 조건, 규제 심사 결과, 가상자산 시장 방향성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27일 예정된 양사 공동 기자회견과 이후 공정위 및 금융당국 심사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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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기술투자#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