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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재 조기 확보 나선 크래프톤, 펠로우십 4기 모집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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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기술이 게임 산업의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면서, 게임사들이 연구개발형 AI 인재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크래프톤은 장학과 연구 인턴십을 결합한 AI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통해 학부 단계부터 최상위 연구 인력을 조기에 발굴해 왔다. 업계에서는 세계 3대 AI 학회에서 확보한 연구 실적과 연계된 이번 4기 모집이 국내 게임사 AI 경쟁 구도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크래프톤은 5일 인공지능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크래프톤 AI 펠로우십 4기 모집 계획을 밝혔다. 2022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AI 핵심 인재를 선발해 장학금과 연구 기회를 제공하는 장학형 연구 트랙이다. 국내외 대학 학부생이면 전공과 국적에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선발 과정은 네 단계로 구성된다. 서류 접수 이후 1차 온라인 시험, 2차 오프라인 시험 및 설명회, 3차 구술 대면 면접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각 전형 단계는 머신러닝 이론부터 강화학습, 생성형 모델 등 응용 기술 영역까지 포함한 최상급 난도의 문제로 설계돼, 기초 이론과 실제 문제 해결 능력을 함께 검증하는 구조다. 서류 접수는 12월 5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되며, 최종 선발 인원은 5명 내외다.

 

최종 합격자는 내년 6월부터 8월까지 크래프톤 AI 리서치 인턴십에 참여한다. 인턴십 기간 동안 국내외 AI 분야 유명 교수진과 크래프톤 AI 소속 연구진의 공동 지도를 받으며 실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국제 학회 제출을 목표로 논문을 작성하게 된다. 머신러닝 분야 주요 국제 학회에 1저자 또는 공동 1저자 자격으로 논문이 채택될 경우 학회 등록비와 현장 참가 경비 일체를 지원받는다.

 

재정 지원 규모도 연구 중심에 맞춰 설계됐다. 선발된 장학생 전원에게 연구 장학금 1000만 원이 지급되며, 인턴십 기간에는 정직원 수준의 급여가 제공된다. 교육과 멘토링, 실무 프로젝트 경험, 글로벌 학회 활동을 한 번에 제공해 학부 연구자의 풀타임 연구 환경에 가까운 조건을 구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크래프톤 AI의 연구 포커스는 게임 산업에 특화된 5개 핵심 분야에 맞춰져 있다. 언어 모델, 멀티모달, 강화학습, 생성형 AI, 데이터 기반 AI를 축으로, 게임 내 캐릭터 행동 지능, 콘텐츠 생성 자동화, 게임 운영 데이터 분석 등 실제 서비스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왔다. 텍스트와 이미지, 플레이 로그를 함께 다루는 멀티모달 모델과, 플레이 전략을 스스로 학습하는 강화학습은 차세대 게임 경험의 근간 기술로 꼽힌다.

 

특히 크래프톤 AI는 세계 3대 AI 학회로 꼽히는 NeurIPS, ICML, ICLR에서 성과를 내며 글로벌 연구 기관과 경쟁하는 수준에 올라섰다. 올해에만 이들 학회에 총 15편의 논문을 등재해 모델 효율화, 대규모 데이터 학습 기법, 게임 환경 특화 강화학습 등에서 연구 경쟁력을 입증했다. 게임사가 자체 AI 연구 조직을 통해 해당 학회 다수 논문을 동시에 확보한 사례는 글로벌에서도 드문 편이다.

 

펠로우십 1기부터 3기까지의 장학생 성과도 프로그램의 수준을 보여준다. 지난 3년 동안 장학생들이 작성한 논문은 총 9편이며, 이 중 6편이 ICML과 ICLR에 게재됐다. 특히 2기 장학생이 1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ICLR 스포트라이트 논문으로 선정되면서, 학부생이 참여한 연구가 전 세계 연구자들 사이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은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 AI 펠로우십이 일반적인 인턴십이나 산학장학 프로그램을 넘어, 연구자 트랙 인력 확보를 위한 장기 포석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 대형 기술 기업과 빅테크가 AI 인재를 대거 흡수하는 상황에서, 학부 단계부터 논문 실적을 쌓은 연구형 인재는 게임사 입장에서도 전략 자산에 가깝다. 연구·개발과 게임 서비스 현장을 동시에 경험한 인재 풀을 지속적으로 누적하면, 자사 엔진과 게임 IP에 특화된 독자 모델 개발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크래프톤 AI는 2022년 설립 이후 자사 게임의 재미 요소를 정량화하고, 개발 파이프라인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AI 연구를 진행해 왔다. 대규모 언어 모델은 게임 세계관과 스토리텔링 제작을 지원하고, 생성형 AI는 게임 내 오브젝트와 캐릭터, 배경 리소스 제작 자동화를 돕는다. 강화학습과 데이터 기반 AI는 밸런스 조정, 비정상 플레이 탐지, 매칭 시스템 고도화에 활용될 수 있어 수익성과 사용자 경험을 동시에 개선하는 도구로 주목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클라우드 기반 게임 AI 플랫폼, 생성형 캐릭터 에이전트, 맞춤형 난이도 조절 엔진 등 AI 기술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북미와 유럽 게임사는 빅테크와의 협업을 통해 대규모 컴퓨팅 자원과 모델을 조기에 확보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으며, 중국 게임사도 자체 AI 연구 조직을 확대하며 추격에 나서는 흐름이다. 이런 가운데 크래프톤처럼 내부 연구 조직과 학부 연구 프로그램을 연계해 직접 연구 인력을 키우는 방식은, 외부 의존도를 낮추고 자사 게임 데이터에 최적화된 모델을 만들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인재 확보 차원에서 보면, 펠로우십을 통해 국제 학회 실적을 쌓은 장학생은 국내외 대학원, 연구소, 빅테크 기업 등으로 진로를 넓힐 수 있다. 반대로 크래프톤 입장에서는 펠로우십 출신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어, 향후 공동 연구나 채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AI 분야에서는 연구 네트워크가 곧 데이터와 모델, 인프라 협력 네트워크로 확장되는 경우가 많다.

 

이강욱 크래프톤 AI 본부장은 크래프톤 AI 펠로우십을 통해 장학생들에게 체계적인 성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질의 교육과 멘토링, 현장 실무 경험을 결합한 프로그램인 만큼, AI 분야에서 정상급 인재로 커리어를 키우고자 하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게임 AI가 텍스트와 이미지 생성, 플레이 전략 학습 등 고도화된 영역으로 진입하면서, 산업계는 연구 중심 인재를 어느 속도로 확보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크래프톤 AI 펠로우십 4기가 게임 산업 내 AI 연구 생태계 확대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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