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환 목사, 해병특검 두 번째 출석 요구”…명예훼손 반발 속 진상 규명 공방
정치권의 첨예한 갈등이 해병특검 참고인 출석 문제를 둘러싸고 다시 격화되고 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을 조사 중인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에게 11일 참고인 신분 출석을 재차 요구했다. 김장환 목사 측은 특검팀의 통화내역 공개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의혹의 진상 규명과 명예 훼손 논란이 정면충돌 양상을 띠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8일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지난 3일 김장환 목사에게 9시 30분까지 참고인 조사에 출석하라고 했으나, 아무런 입장 표명 없이 불참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3년 당시 상황과 관련해 의혹이 제기된 만큼 출석해 오해가 있다면 풀기 바란다”며 “재차 불출석 시 이후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김장환 목사가 2023년 7월부터 9월 사이 윤석열 전 대통령, 이종섭 전 장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과 여러 차례 통화하며 구명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파악했다.

그러나 김장환 목사 측은 특검이 언론에 통화내역을 제공한 것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임에도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장환 이사장 변호인은 “특검이 김 목사의 통화내역을 언론에 알리는 등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에 대해 정민영 특검보는 “2023년 7월부터 약 1년치 통화 등 상당 부분 자료가 삭제된 사실을 포렌식으로 확인했다”면서도 “언론에 알려진 통화내역은 이미 공수처에서 영장 집행으로 확보한 것으로, 특검팀이 별도로 유출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임성근 전 사단장의 또 다른 구명 루트로 의심되는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인사들에 대한 조사도 계속하고 있다. 정 특검보는 “멋쟁해병 관련 조사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추가 조사 일정을 예고했다.
한편 이종섭 전 장관을 위해 급조된 것으로 의심받는 공관장 회의 관련 참고인 조사 역시 함께 이어질 전망이다. 정 특검보는 “이달 내 해당 회의 참석자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며, 다음 주부터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 회의가 이 전 장관의 귀국 및 출국금지 해제 결정과 연관된 절차였다고 보고, 지난 3일부터 이틀간 당시 참석한 주요국 대사, 또 출국을 허가했던 심의위원회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국회와 정치권은 김장환 목사 출석 요구와 특검팀의 조치, 나아가 임 전 사단장 구명 의혹의 실체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검은 김 목사의 재차 부름에 대한 응답과 조사 성과에 따라 향후 수사 방향을 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