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백신 2회 접종”…GC녹십자, 태국 3상 승인으로 글로벌 공략 시동
GC녹십자가 개발한 수두백신 ‘배리셀라주’가 2회 접종(2도즈) 방식의 임상 3상 시험을 태국에서 승인받으면서,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 GC녹십자는 8일 태국 식품의약품청으로부터 ‘배리셀라주’ 2회 접종 임상 3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으며, 이는 지난 8월 신청 후 약 한 달 반 만에 규제 당국의 보완 요구 없이 신속히 이뤄졌다. 업계에서는 동남아 현지 임상을 2027년 하반기까지 마치는 동시에, 베트남 등 추가 국가로도 연구를 확장할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
‘배리셀라주’ 2도즈는 기존 1회 접종 백신에서 돌파 감염 사례가 늘어나 글로벌 표준이 2회 접종으로 전환된 흐름에 맞춰 개발됐다. 미국, 캐나다, 일본, 유럽 일부 등 세계 28개국에서 이를 도입하고 있으며, 국내 제약사가 자체 백신으로 임상 3상을 추진하는 시도는 드물다. 이번 임상은 글로벌 표준 접종 데이터 확보를 통해, GC녹십자 백신의 경쟁력과 국제시장 진입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수두 예방에서 2도즈 접종은 항체 형성률과 면역 지속시간을 기존 1회 접종 방식보다 크게 개선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GC녹십자는 배리셀라주에서 기존 자사의 생산 기술 및 면역원성 데이터에 더해, 임상 현장에서 확인될 실제 예방 효과까지 강조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인구 규모와 백신 수요 모두 성장세에 있어, 현지 허가와 상용화 성공 여부가 아시아 시장 내 지배력을 가를 변수로 부상했다.
경쟁사의 글로벌 제품은 오래전부터 2도즈 체계를 갖췄으나, 한국산 백신이 국제 임상 데이터로 이 표준을 충족하는 사례는 적다. GC녹십자가 베트남, 태국 등에서 임상을 확대할 경우, WHO 사전적격인증(PQ) 등 국제 인증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포석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 2회 접종 도입이 감염 감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에 주목한다. 국내 제약산업이 글로벌 백신 규제 환경과 기술경쟁에 대응하려면, 임상 근거와 해외 허가 경험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재우 개발본부장은 “배리셀라주가 지씨플루와 함께 국제 백신 시장에서 전략적 자산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C녹십자의 임상 3상 진행과 동남아 사업 확장은 국내 바이오업계의 글로벌 진출 속도와 현장 대응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승인으로 한국 백신의 국제 신뢰도가 얼마나 빠르게 확장될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