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잡는 초고성능 분리막”…이종석 교수팀, 분리공정 혁신 가능성
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 포집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고성능 고분자 분리막 기술을 개발하며 친환경 분리공정 시장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 이종석 서강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성수 박사팀과 공동으로 미세다공성 구조의 고분자 분리막을 간단한 열처리 공정만으로 구현한 성과를 9일 공개했다. 고분자 분리막 기술은 기존 열 기반 분리방식 대비 에너지 소모가 적고 공정 단순화를 이끌 수 있어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기존 상용 분리막의 가장 큰 약점이던 투과도-선택도 트레이드오프 문제와 장기적 노화 위험이 한 번에 개선됐다. 연구팀은 불소 함유 방향족 고분자의 열처리 과정에서 고반응성 라디칼을 이용한 3차원 네트워크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됨을 밝혀냈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고분자 사이에 균일한 미세다공성 경로를 제공하고, 분리막이 장기적으로도 고성능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로 인해 CO2 포집을 포함한 석유화학 분리공정, 수소 생산, 촉매 반응 등 다양한 친환경·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실질적인 기술 도입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연구진이 이번 신소재를 분리막의 중공사막 형태로 대량 생산하는 기술까지 확보했다는 점이 산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와 연구재단도 최근 에너지 소재·기후변화 대응 기술의 원천자립에 힘을 싣는 가운데,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주도의 ‘한우물파기 기초연구사업’ 및 선도연구센터(ERC) 과제 지원으로 탄생했다. 정부는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첨단 분리막 기술 경쟁력 강화 및 친환경 산업구조 전환 가속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연구계에선 후속적으로 다양한 구조의 고분자 재료에 해당 미세다공성 구조 형성 메커니즘을 적용해 분리막의 적용 영역을 넓히는 시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화진 에너지소재연구원은 “이번 성과가 탄소중립 목표뿐 아니라 고부가분리 소재 산업 생태계 경쟁력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대량생산 체계와 소재 범위 확장이라는 두 과제가 정책과 산업 현장의 기술발전 속도 차를 좁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