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끝 전격 표결”…더불어민주당, ‘더 센 상법’ 단독 처리에 정치권 격돌
정치적 첨예 대립 속에 국회 본회의장이 격전장이 됐다. 2조 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상법 2차 개정안, 일명 ‘더 센 상법’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 필리버스터 대결이 24시간을 넘긴 끝에 표결로 귀결됐다.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정면 충돌이 다시금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8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정당 주도로 2차 상법 개정안이 재석 182명 중 찬성 180명, 기권 2명으로 통과됐다. 이날 국민의힘은 “경제 내란법”이라는 강한 반대 논리를 앞세워 표결에 불참했고, 개혁신당 일부 의원들은 기권표를 던졌다. 의결된 개정안은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사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며, 감사위원 분리 선출 인원을 기존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지난 7월 통과된 이사 충실 의무 대상 확대 상법 개정에 이은 추가 조치다.

이번 표결에 앞서 본회의장에서는 필리버스터가 치열하게 펼쳐졌다. 국민의힘 곽규택, 조배숙, 송석준, 주진우 의원은 2시간 36분에서 최장 5시간 54분까지 릴레이 토론을 이어가며 “기업 자율성 훼손”, “소수 투기자본의 부당 개입 우려” 등 반대 논리를 부각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김남근, 김현정 의원은 “주주 평등 실현”과 “자본시장 활성화”를 강조하며 법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만에 더불어민주당과 진보계열 의원들이 토론 종결동의에 찬성하면서 절차가 마무리됐고, 표결에 즉각 돌입했다.
한편, 이번 본회의에서는 상법 개정 외에도 방송3법, 노란봉투법 등 쟁점법안 5건이 모두 표결됐다. 이 중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앞서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들로, 이번 표결로 거부권 법안 논란이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정국의 긴장감은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관련 3대 특검 범위·기간을 확대하는 법안을 9월 중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추후 국민의힘이 강력한 반발로 맞설 전망이다. 특검 강화 법안을 놓고 여야가 재차 필리버스터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표결 직후 정치권의 장외 공방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의 무제한 토론은 내용도 태도도 절박함도 없는 3무 낙제”라며 “정작 국민의힘의 앞길을 막은 것은 스스로의 행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악법으로 인한 경제 파탄과 민생 붕괴 책임은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에 있다”며 “추후 위헌성 검토 후 추가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맞받았다.
국회는 이날 표결로 8월 정기국회 최대 쟁점법안 처리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여야의 대치 전선은 특검 강화법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여 정치권은 또 한 번 정면 충돌 양상에 직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