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생존시대 여나”…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폐암 병용 임상3상 결과 발표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 항암화학요법의 병용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4년 가까이 연장하는 임상 3상 결과를 내놓았다.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돌연변이 진행성 폐암 치료에서 획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번 성과는 7일(현지 시간)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FLAURA2 임상 3상 최종결과로 공식 발표됐다. 업계는 “생존기간 연장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상 3상의 최종 전체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 분석에 따르면, 타그리소와 페메트렉시드·백금계 항암화학요법을 함께 쓴 병용요법군은 타그리소 단독투여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생존기간 개선 효과를 보였다. 병용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47.5개월(약 4년)로 집계됐다. 타그리소만 단독해서 쓴 환자군은 중앙값 기준 37.6개월(약 3년)에 그쳤다. 사망위험도 병용군에서 단독군보다 23% 낮았다(데이터 성숙도 57% 기준).

세부 데이터를 보면 병용요법군은 3년 시점에 63.1%, 4년 시점엔 49.1% 생존율을 기록했다. 단독요법군에선 각각 50.9%, 40.8%였다. 전체생존기간(OS) 증가는 환자군 하위집단별 분석에서도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단독요법군조차 표준치료로 항암화학요법을 추가로 받은 점을 감안하면, 병용군의 성과는 더욱 의미가 크다고 평가된다.
이번에 검증된 병용치료의 원리는 EGFR 변이 폐암 진행 메커니즘을 표적하는 타그리소의 분자표적효과와, 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항암화학요법이 동시에 작용하는 데 있다. 이중 저해 전략으로 기존 단일 약물치료 대비 내성 극복 및 종양 억제 기간을 극대화한 방식이다. 실제로 FLAURA2 연구에서 타그리소 병용치료는 기존 EGFR 저해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생존기간 지연 효과를 보여줬다.
주요 활용 맥락은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로, 표적요법과 화학요법의 연계가 새로운 표준치료 옵션이 될 가능성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실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아시아 환자에서 30~40%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해, 한국 등 동아시아 의료 현장서 실질적 환자 생존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번 결과는 의미가 크다. 기존 단일 표적치료제, 혹은 화학요법만을 쓰던 치료법 대비, 병용투여가 근본적 생존기간 연장에 성공한 점이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약물치료 가이드라인도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개정될 가능성이 있다.
임상 적용 및 정책적 부문에서는, FDA 등 주요 보건당국의 표적 항암제 병용승인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 타그리소는 이미 전이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1차 치료로 식약처, FDA 등에서 승인받은 바 있다. 이번 병용임상 OS 결과가 향후 보험급여체계 및 표준치료 프로토콜까지 확장될지 주목된다.
연구 책임자인 프랑스 귀스타브 루시 병원의 데이비드 플랜차드 교수는 “생존기간 연장과 삶의 질 유지는 폐암 치료의 양대 목표”라며, “이번 성과는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폐암은 모든 국가에서 암 사망 원인 1위 자리를 차지하며, 전체 암사망의 20% 내외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비소세포폐암의 비중은 80~85%로 높고, EGFR 변이 환자가 아시아에서 특히 많다는 점이 치료제 개발 경쟁의 핵심 동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향후 EGFR 표적 병용치료가 폐암 생존기간 한계를 재설정할 패러다임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