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방산·원전·바이오 전방위 협력 모색”…이재명·에르도안 103분 정상회담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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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과 원자력, 바이오 산업을 둘러싼 이해가 맞물리며 한국과 튀르키예 정상이 맞붙었다. 경제 협력과 안보 공조를 동시에 키우려는 양측 전략이 100분이 넘는 회담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현지시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의 튀르키예 대통령궁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은 소인수와 확대 형식을 합쳐 103분간 진행됐으며, 양 정상은 방위산업, 원자력, 바이오 산업 등 전략 분야 협력 강화를 중점으로 논의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57분부터 6시 6분까지 1시간 9분 동안 최소한의 참모만 배석한 소인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후 양측은 참석 인원을 늘린 확대회담으로 전환해 오후 6시 21분부터 6시 55분까지 34분간 추가 논의를 이어갔다. 정상 간 단독에 가까운 심도 있는 대화와 실무·경제 분야까지 포괄하는 후속 논의가 연속해서 이뤄진 셈이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국의 기술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튀르키예 측에 한국이 축적한 원자력, 방산, 바이오 분야의 우수한 기술력을 강조하면서 양국 간 협력이 상호 이익을 키우는 방향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우리 기업의 튀르키예 시장 진출과 사업 확대와 관련해 에르도안 대통령과 튀르키예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제도적 지원을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양 정상은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실질 협력 가능성도 논의했다. 튀르키예가 자체 방산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한국과의 기술 교류와 공동 사업이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양측은 원자력 발전과 관련한 협력 모델을 검토하면서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과제를 동시에 고려한 협력 방향을 교환했다는 설명이다. 바이오 산업에서도 연구 협력과 생산기지 활용 등 다양한 사업 구상이 논의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된 공식 환영식은 양국 관계의 상징성을 강조하는 장면으로 채워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통령궁 앞에 직접 나와 차량에서 내리는 이 대통령을 맞이했다. 궁정 기마병이 선도하는 행렬이 이어졌고 대통령궁 앞에는 터키 전통색 카펫이 깔려 국빈 방문의 격을 드러냈다. 국빈을 환영하는 의미로 예포도 발사됐다.

 

이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나란히 이동하던 중 게양된 튀르키예 국기 앞에서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이어 의장대를 향해 튀르키예어로 메르하바 아스케르라고 인사했다. 이는 군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는 의미로, 의전 현장에서 현지어 인사를 건넨 장면이 양국 우호 메시지로 해석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한튀 정상회담이 경제와 안보를 포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에너지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원전과 바이오, 방산 협력 논의가 구체화될 경우 우리 기업의 수주 기회 확대와 함께 동맹 외연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는 튀르키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후속 협의 채널을 상시 가동해 방산과 원전, 바이오 분야의 세부 협력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의제를 구체적인 공동 프로젝트와 투자로 연결하는 후속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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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레제프타이이프에르도안#튀르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