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애니메이션 흥행”…넷플릭스, 앱 다운로드 36%↑로 OTT 왕좌 다진다
K팝을 무대로 삼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 글로벌 OTT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24년 6월 ‘케이팝 데몬 헌터스’ 공개 이후 넷플릭스 앱의 설치자와 활성 사용자 수가 크게 증가해, 콘텐츠 발굴과 플랫폼 운영의 연계전략이 시장 지형을 바꾸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은 넷플릭스가 미국·한국 등 주요 지역에서 다시 한번 주간 OTT 1위 자리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업계는 이번 현상을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 경쟁력과 OTT 광고·마케팅 판도 변화의 분기점으로 본다.
넷플릭스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6월 20일 공개된 직후, 세계적으로 앱 다운로드 건수가 전주 대비 36% 증가하며 역대 최대 상승세를 보였다. 격주간 활성 사용자 수는 약 8% 늘어나며, 2024년 들어 가장 두드러진 성장 폭을 기록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같은 시기 ‘오징어 게임 시즌 3’ 등 기대작의 영향도 있었으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핵심적인 트래픽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기술적으로 넷플릭스는 글로벌 판권 구매와 자체 제작 역량에 더해, 데이터 기반 광고 집행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활용했다. 영화 공개 첫 달에만 약 60만 달러(약 8억 3000만 원)의 광고비를 투입했고, 8월에는 싱어롱 이벤트와 연계해 450만 달러(약 62억 6000만 원) 규모로 광고를 대폭 확대했다. 센서타워 집계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광고 노출이 전체 오리지널 영화 광고 중 46%로, 넷플릭스 내 비중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전략은 오프라인 이벤트, 음원 유통, 현지 SNS 연동 등 다양한 트래픽 유입 경로를 디지털 마케팅에 융합한 점이 기존 오리지널 시리즈 홍보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 반응도 역대급 기록을 보이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공개 한 달 만에 2억 4000만 회에 달하는 글로벌 조회수를 돌파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역사상 최고 흥행작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특히 사운드트랙이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동시에 4곡이 톱10에 진입하는 신기록을 달성하며 글로벌 음악 시장까지 영역을 넓혔다.
글로벌 OTT 기업들의 한국 콘텐츠 확보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 타 플랫폼 역시 한류 문화와 기술 결합형 오리지널 제작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넷플릭스는 독창적 애니메이션·K팝 IP 활용에서 여전히 한 발 앞선 모양새이다. 청소년·가족 단위 OTT 활용률 증가, 음악과 영상의 동시 소비 트렌드도 넷플릭스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보인다.
콘텐츠와 플랫폼의 결합을 뒷받침하는 법·제도 환경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국내에서는 OTT·음원 멀티 플랫폼 유통에 대한 저작권 관리 및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 이슈가 재점화되고 있다. 미국 등 주요 시장은 스트리밍 음원·영상 연동 관련 규제 가이드라인을 신속히 보완하고 있어, 서비스 제공기업의 글로벌 전략에 영향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사례가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의 수직계열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OTT와 K팝, 애니메이션이 결합한 콘텐츠 수익모델이 앞으로 글로벌 미디어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계는 플랫폼과 IP의 융합 혁신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 디지털 규제와 시장 급변 속 지속적 성장이 가능할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