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바이낸스, 고팍스 대주주 공식 승인”…업비트 독주 구도에 변화 예고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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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최근 고팍스 인수를 마무리하며 국내 시장에 공식적으로 재진출했다. 19일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고팍스 이사회 임원 변경 신고를 수리해 바이낸스를 고팍스의 대주주로 공식 승인했다고 밝혔다. 2023년 3월 첫 신고 이후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검증과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이어지며 2년 반 가까이 지연된 끝에 마침내 절차가 완료됐다.

 

바이낸스가 고팍스 대주주로 올라선 것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에 변수를 던지는 사건으로 해석된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 시장은 업비트가 70%에 달하는 점유율로 사실상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1위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기존 고팍스를 발판 삼아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경쟁 구도가 변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바이낸스 CI
바이낸스 CI

업계에서는 고팍스가 바이낸스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고파이 예치금 상환, 소액주주 동의 등 후속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고파이는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로, 과거 글로벌 거래소 FTX의 파산 여파로 큰 손실을 입은 바 있다. 바이낸스는 과거 2020년 한국 시장에 ‘바이낸스KR’ 브랜드로 진출했다가 AML 문제로 철수한 경험이 있으나, 이번에는 기존 허가 거래소인 고팍스를 활용하는 전략을 택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 예상된다.

 

글로벌 유동성 1위 사업자 바이낸스는 다양한 파생상품과 높은 이자율의 스테이킹 등을 강점으로, 이미 국내에서도 많은 투자자들이 활용하고 있다. 다만 고위험 거래, 오더북 공유 등 핵심 서비스 제공을 위해선 국내 규제당국의 추가 허가가 필요해, 시스템 통합 등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바이낸스가 초저수수료·송금 혜택 등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내세워 고팍스의 고객 유입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의 본격 진출로 업비트 중심의 시장 구조가 상당 부분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국내 자체 규제 강화에 따라 주요 서비스가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본격적인 시장 경쟁 격화가 예고되는 만큼, 가상자산 업계와 투자자들은 바이낸스-고팍스 연합의 움직임과 당국의 감독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금융위원회의 추가 지침 발표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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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고팍스#업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