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국서 낮에 미 주식 산다”…신한투자증권, 주간거래 재개 후 2주 만에 24% 급증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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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이달 초, 한국(Republic of Korea)에서 미국(USA) 주식 주간거래가 약 1년 2개월 만에 재개되면서 국내 투자자의 미국 증시 접근성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한국 개인투자자의 미 증시 참여 패턴에 변화를 예고하며 글로벌 개인투자 흐름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25일, 이달 4∼17일 2주간 자사 미국 주식 일평균 거래금액이 전월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 주식 주간거래는 한국 시간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미국 주식을 사고팔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8월 중단됐다가 약 1년 2개월 만인 이달 4일 거래가 다시 열렸다.

‘신한투자증권’ 美 주식 주간거래 재개 후 2주간 거래금액 24% 증가
‘신한투자증권’ 美 주식 주간거래 재개 후 2주간 거래금액 24% 증가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재개 후 4∼17일 동안 주간 시간대 미국 주식 일평균 거래 고객은 전체 미국 주식 거래 고객의 20.8%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주간 시간대 거래금액은 전체 미국 주식 거래금액의 4.6% 수준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지난해 중단 이전인 2024년 1∼8월 일평균 주간거래 고객 비중 31.2%, 거래금액 비중 10.4%에 비하면 아직 낮다”면서도 “재개 초기 단계라는 점과 국내 증시 강세로 투자 수요가 분산된 점을 감안하면 빠른 회복세”라고 평가했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10∼11시 주간거래 비중이 전체의 27.5%로 가장 높았고, 오후 2∼3시가 23.1%, 오전 11시∼낮 12시가 22.6%를 기록했다. 거래가 한국의 오전 중후반과 오후 초반에 집중되면서, 미국 정규장과 시차가 나는 환경에서도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시간에 거래를 선호하는 경향이 드러난 셈이다.

 

거래 종목 구성에서는 미국(USA) 기술·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이 강세를 보였다. 4∼17일 누적 거래량 기준 상위 종목에는 엔비디아(NVIDIA), 팔란티어(Palantir), 테슬라(Tesla), 아이온큐(IonQ), 아이렌(Iren) 등이 올랐다. 모두 AI 인프라, 데이터 분석, 전기차·반도체와 연계된 성장주로, 한국 투자자의 미국 성장·기술주 선호가 여전히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 구성에서는 30대 남성이 핵심 참여층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은 미국 주식 주간거래 이용 고객 중 30대 남성 비중이 20.4%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이어 40대 남성이 13.3%, 20대 남성이 10.5%, 50대 남성이 10.4% 순으로 뒤를 이었다. 회사 측은 “지난해 주간거래 경험이 없었던 신규 고객이 전체 주간거래 참여자의 72.2%에 이르렀다”며 “초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진입도 활발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야간 위주였던 한국의 미국 주식 거래 관행을 부분적으로 바꾸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한국발 주간 유동성’을 확대할 여지를 키운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증시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한국 시간으로는 통상 밤~새벽에 정규장이 열린다. 그동안 한국 투자자는 야간·심야 거래에 의존해왔지만, 증권사가 제공하는 주간거래·시간외 연계 서비스가 늘면서 시차 부담이 줄어드는 추세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Japan), 대만(Taiwan) 등 아시아 투자자의 미국 주식 비중 확대가 여러 차례 지적돼 왔다. 주요 글로벌 증권사와 투자은행 보고서는 “아시아 개인투자자의 미국 기술주 쏠림이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미국 기업의 글로벌 투자 저변 확대에 기여한다”고 평가해 왔다.

 

신한투자증권은 주간거래 활성화를 위해 다음 달 31일까지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중 주간 시간대에 미국 주식을 10만원 이상 거래한 고객에게는 1천만원 현금, 스마트폰, 마사지기, 상품권 등 경품 응모 기회가 제공된다. 회사 측은 미국 주식 주간거래 서비스와 이벤트 세부 내용은 자사 공식 홈페이지와 신한 SOL증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국내 증권업계 전반에서 해외 주식, 특히 미국 주식 비중 확대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투자자의 미국 주식 주간거래 재개가 앞으로 글로벌 개인투자 흐름과 미국 기술주 수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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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미국주식주간거래#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