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사상 최고치 경신”…외국인 매수에 금융·반도체 랠리
국내 주식시장이 10일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장중 및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증권가에서는 연이은 외국인 순매수와 정책 기대감, 글로벌 증시 호조가 맞물리며 국내 증시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4.48포인트(1.67%) 오른 3,314.53으로 장을 마치며 기존 최고치를 가볍게 돌파했다. 코스닥 역시 8.30포인트(1.01%) 상승한 833.00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3,811억 원, 기관은 9,029억 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견인했고, 개인은 2조 2,545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이 4,985억 원 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현물과 선물 양쪽에서 적극적인 매수세가 펼쳐졌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0910/1757490352998_949901173.jpg)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에는 SK하이닉스가 단연 돋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6,000억 원대의 대규모 순매수를 단행하면서 주가는 5.56% 급등, 30만 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역시 3,800억 원 이상 매수되며 1.54% 상승한 7만 2,600원에 마감했다. HJ중공업 등 주요 중공업 종목도 외국인 매집에 힘입어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LG이노텍, 한화오션, 삼성SDI 등 일부 종목은 외국인 순매도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SK하이닉스 등 주도주가 강하게 오르며 시장 전체의 에너지가 유지됐다.
금융주에서는 KB금융이 새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정책 기대감에 7% 넘게, 신한지주 역시 3% 이상 급등했다. 당정이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현행 50억 원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심리 개선에 힘을 보탰다. 기관 역시 외국인과 함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집중 매수하며 상승 랠리에 동참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 규모가 각각 794억 원, 628억 원으로 집계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삼천당제약, 알테오젠 등 성장주 비중이 크고 실적 기대감이 높은 종목군이 상승을 견인했다. 개인은 1,332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번 증시 강세 배경에는 해외 영향도 컸다는 분석이다. 전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고,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하며 외국인 자금 유입이 수월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유동성이 늘고 국내 정책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반도체·금융·중공업까지 주도주가 확산되는 흐름”이라고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수세와 정치권 정책 변화, 글로벌 증시 분위기가 당분간 코스피 상단을 지지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박모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대주주 양도세 기준 유지 등 자본시장 규제 완화가 구체화된다면 추가 상승 모멘텀이 붙을 수 있다”면서도, “외국인 수급 집중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정책 변수로는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어, 직접적인 시장 메시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투자자들은 정책 기대감과 더불어, 글로벌 증시 추이 등에 따라 단기 변동성 역시 커질 수 있다고 본다.
한편,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이날 기록한 지수는 공식 집계상 사상 최고치다. 코스피가 3,314선을 넘긴 것은 최초이며, 코스닥 역시 네 자릿수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향후 증시 방향은 대통령 기자회견, 미국 FOMC 회의 등 정책 변수와 반도체·금융주 흐름에 달릴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내일 대통령 기자회견 결과와 글로벌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