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에너지·방산·평화까지 논의”…우원식, 카타르·베트남 순방 마무리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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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라인과 국회 외교 채널이 경제와 안보 현안을 매개로 교차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카타르와 베트남을 잇달아 방문하며 에너지·방산 협력과 한반도 평화 구상을 함께 내놓으면서, 국회 외교의 역할 확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회는 23일 우원식 의장이 4박 7일간의 카타르·베트남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고 전했다. 우 의장은 18일 카타르 도하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하싼 빈 압둘라 알 가님 슈라위원회 의장을 잇달아 만나 경제 협력과 의회 간 교류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우 의장은 타밈 국왕과의 회동에서 에너지와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 폭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타밈 국왕에게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이 확대되기를 바란다"며 방산과 인공지능 협력, 카타르 국부펀드의 한국 투자,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이는 전통적인 에너지 협력에 더해 미래산업과 투자, 기업 환경까지 포괄하는 실질 협력 확대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 의장은 카타르 슈라위원회 의장과의 면담에서는 양국 의회 간 교류를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국회 관계자는 카타르 입법부와의 협력에 대해 양국 정부 간 외교 채널 외에 의원외교를 병행해 에너지·투자 협력의 안정성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후 우 의장은 20일부터 22일까지 베트남으로 이동해 응우옌 푸 쫑으로 알려진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르엉 끄엉 국가주석, 쩐 타인 만 베트남 국회의장, 당 쑤언 퐁 닝빙성 당서기와 연쇄 회동을 가졌다. 그는 베트남에 진출한 약 1만여 개 한국 기업의 안정적인 활동 보장과 애로사항 해소를 거듭 요청했다.

 

우 의장은 베트남 측과의 대화에서 원전, 고속철도, 신도시 개발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과 방산 협력 확대, 과학기술 교류 강화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특히 인프라와 방산, 과학기술 협력을 묶어 중장기 동반성장 모델을 만들자는 취지의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논의도 이뤄졌다. 우 의장은 또 럼 서기장 등 베트남 지도부에 "남북한 모두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베트남이 한반도 평화 실현에 더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베트남이 북한과의 전통적 관계와 한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동시에 가진 국가라는 점에서, 국회 차원에서 평화 프로세스의 우군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의회 외교 채널 구축도 병행됐다. 우 의장은 쩐 타인 만 베트남 국회의장과 함께 양자 및 국제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 국회의장 및 고위급 상호 방문, 각종 의회 대표단 파견과 국제회의에서의 상호 협력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양국 의회 간 협력 의정서를 체결했다. 국회는 이 협력의정서를 통해 한 베트남 관계에서 국회 차원의 정례 협의 틀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순방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 양부남 의원, 문금주 의원, 이기헌 의원, 정을호 의원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 조오섭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동행했다. 여야가 함께한 의원외교라는 점에서, 의회 차원의 초당적 협력 행보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국회는 카타르와 베트남 등 주요 파트너 국가와의 경제·안보 협력 논의가 향후 상임위원회 활동과 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계속 연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는 향후 정기회와 국제회의 계기를 활용해 에너지 안보, 한반도 평화, 기업 진출 환경을 둘러싼 의회 외교를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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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카타르#베트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