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충격에 성장세 둔화”…면역질환 시장, 변곡점 맞았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확산과 경쟁 격화가 면역질환 시장의 성장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지난 10년간 빠른 성장을 이어온 면역질환 의약품 시장은 최근 들어 성장세가 둔화되며 업계의 전략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복제약 등장에 따른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은 수익 악화와 포트폴리오 재조정 압박을 받고 있다. 업계는 “바이오시밀러와 치료 옵션의 과포화가 시장 구조 전환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의 ‘면역학 시장의 변곡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면역질환 시장은 2029년 2650억 달러(약 367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2024년 2010억 달러(약 278조원) 대비 연평균 5.7% 성장에 그치는 수치로, 직전 5년(2019~2024년) 14.8%에 달하던 고성장세와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보고서는 “면역질환 시장의 경쟁 강도는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특히 ‘휴미라’, ‘스텔라라’ 등 주요 블록버스터 제품의 바이오시밀러 출현이 가격 압박을 급격히 높인 주된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기술적으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동등한 치료 효과를 검증받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빠른 개발과 낮은 생산비용, 약가 할인을 내세운다. 실제 미국 면역질환 시장의 순매출 할인율은 2024년 기준 60%에 근접, 제약사들의 매출 및 이익률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인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동아에스티 등도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가격경쟁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면역질환 치료제 시장 내 성장 동력도 변화 중이다.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 미충족 수요가 높은 염증성 질환 분야는 2024~2029년 연평균 14% 수준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등 기존 자가면역질환 분야는 바이오시밀러 확산과 시장 포화로 연평균 4%대의 완만한 성장세에 머물 전망이다. 이는 질환별 성장 양상의 이원화 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글로벌 비교에서도 바이오시밀러 확산에 따른 변화는 뚜렷하다. 미국, 유럽을 비롯한 첨단 의약품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의 호환성 테스트 기준은 지속 강화되고 있다. FDA 및 EMA 승인 사례가 꾸준히 증가함과 동시에 보험사가 복제약 처방을 점차 우대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반면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는 자국 바이오기업 중심의 새로운 경쟁 구도가 출현하고 있다.
한편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규제와 승인 전환에도 주목해야 한다. 각국의 약가 협상, 보험 등재, 시장 진입장벽은 기업들의 현지 전략 결정에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임상→현지 허가→신속시장침투’ 전략 외에, 가격경쟁력과 적응증 확장 등 복합 전략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면역질환 분야의 황금기였던 두자릿수 성장 시기는 끝났다”며, “기업들은 염증성 질환 등 성장잠재력이 큰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가격경쟁 환경에 맞는 상업화 모델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분석 보고서는 화농성 한선염 등 틈새 적응증, TL1A·BTKi 등 신기전, 루푸스 대상 CAR-T 세포치료제 등 혁신적 치료법에 투자 확대가 요구된다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이번 바이오시밀러 대전환기가 공고한 시장 구조를 흔들며 새 경쟁 질서를 만들어낼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시장, 규제와 수익성 사이의 균형점 모색이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변수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