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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 메인넷”…위메이드, 글로벌 연합으로 송금 혁신 노린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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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 인프라 경쟁이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위메이드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전용 메인넷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연합체를 출범시키며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보안과 컴플라이언스, 해외 송금까지 전 주기에 걸친 인프라를 한 번에 묶어내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금융 서비스와 국경 간 결제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업계 이목이 쏠린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규제 친화적 스테이블코인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위메이드는 28일 발표를 통해, 블록체인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 블록체인 보안 업체 써틱, 해외 송금 핀테크 센트비와 함께 원화 스테이블코인 연합체 GAKS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싱가포르에서 조인식을 진행했으며, 연합체는 위메이드가 국내 최초로 공개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전용 메인넷 전주기 인프라 스테이블넷의 기술 역량 강화와 글로벌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춘다.  

위메이드는 GAKS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기반인 보안과 규제 준수, 그리고 실사용 영역인 해외 송금을 하나의 연합 구조 안에서 통합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스테이블넷은 원화 가치에 연동된 디지털 토큰 발행과 거래, 정산, 모니터링까지 전체 기술 스택을 포괄하는 메인넷 인프라로, 기존 게임 중심 블록체인 인프라에서 실물 금융으로 확장하는 교두보 역할을 맡는다.  

 

체이널리시스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자체 웹3 위협 탐지 솔루션 헥사게이트, 온체인 자금 흐름을 실시간 분석하는 트랜잭션 모니터링 솔루션 센티널, AI 기반 스캠 차단 솔루션 알테리야를 스테이블넷에 통합한다. 블록체인 상의 불법 자금 추적, 이상 거래 탐지, 사기성 프로젝트 사전 차단 등 고위험 이벤트 감시 기능이 메인넷 레벨에서 작동하도록 설계해, 향후 대규모 거래에서도 규제 수준의 모니터링 체계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써틱은 스테이블넷의 보안 감사를 전담하고, 블록체인 상의 거래 내역과 스마트 계약 구조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블록 익스플로러를 공급한다. 블록체인 익스플로러는 일반 사용자와 규제 기관 모두가 온체인 데이터를 직접 검증할 수 있게 하는 핵심 도구로, 인프라 신뢰도와 투명성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써틱은 여기에 노드 검증 서비스를 위메이드에 제공해 네트워크 합의 구조 안정성을 높이고, 온체인 모니터링과 메인넷 기술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송금과 결제 영역에서는 센트비가 핵심 파트너로 참여했다. 센트비는 174개국에 33개 다국 통화 송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약 14조원 규모의 누적 송금 실적을 기록 중인 핀테크 기업이다. 특히 싱가포르 주요 결제기관 라이선스와 자체 온·오프램프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법정통화와 디지털 자산 간 전환을 규제 테두리 안에서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센트비와 위메이드는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기반 국경 간 송금 인프라 검증을 공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통화 가치에 연동된 디지털 자산으로,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해 결제와 송금, 디파이 등에서 안정적 교환 수단으로 활용된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은 아직 제한적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규제 불확실성과 실사용 사례 부족이 제약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번 GAKS 출범은 보안·규제·실사용 세 축을 동시에 강화함으로써 이러한 한계를 좁히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위메이드는 GAKS 조인식 직후 참가사들과 좌담회를 열고 스테이블코인 인프라의 필수 요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 현황,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미래를 주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좌담회에서는 규제 준수 체계, 자금세탁방지 요건, 실시간 투명성 확보를 위한 온체인 데이터 공개, 국경 간 결제 정산 구조 등 실무 쟁점이 오갔으며, 대담 내용은 향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김석환 위메이드 부사장은 GAKS를 스테이블코인의 기반 기술부터 실사용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구축하는 연합체로 규정하며, 글로벌 스탠더드를 준수하는 최고 수준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기술 인프라뿐 아니라 보안 감사, 거래 모니터링, 규제 커뮤니케이션까지 포함한 일종의 원스톱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체이널리시스의 제임스 앙 아시아태평양 부사장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지속 가능성의 핵심 조건으로 엄격한 규제 준수, 견고한 보안, 투명성을 꼽으며, 체이널리시스 합류를 통해 스테이블넷이 글로벌 규제 기준에 부합하는 인프라로 자리 잡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잠재적 위협 탐지와 리스크 최소화는 물론 안전한 대규모 상용화를 뒷받침해 실물 금융 및 국경 간 서비스로 확장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룽후이 구 써틱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그동안 써틱이 위메이드와 협업을 이어오며, 위믹스가 게임 중심 프로젝트에서 온체인 금융 인프라로 외연을 넓히는 과정을 지켜봐 왔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을 견인하고, 보안 및 컴플라이언스 전문 역량을 활용해 안전하고 투명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디지털 자산 인프라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결제, 환테크, 디파이 서비스가 확대되며 대형 발행사와 전통 금융기관 간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전자금융거래법 개편 논의, 가상자산업권법 논의 등 제도 정비가 진행 중이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상용화 시기와 범위가 정책 방향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규제 친화적 프레임 속에서 해외 송금·무역 결제 등 실물 금융 영역에 안착할 경우, 국내 블록체인 산업 전반의 신뢰도와 활용도가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결국 산업계는 위메이드와 GAKS가 구축하는 인프라가 규제 환경과 글로벌 시장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키며 실제 사용처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과 기존 금융 인프라의 접점에서 기술과 제도, 보안과 투명성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새로운 성장 조건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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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이드#gaks#원화스테이블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