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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톱 연구자 양성”…정부, 장기 연구환경 고도화 정책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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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톱 연구자 양성”…정부, 장기 연구환경 고도화 정책 드라이브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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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 연구 환경의 근본적 혁신이 국내 글로벌 톱 연구자 배출의 결정적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이 결여된 구조 속에서 세계적 리더급 과학자의 탄생은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산학·정부 현장을 중심으로 공유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노벨 과학상 후보군 수준의 연구자를 꾸준히 배출하기 위해서는 파격적 연구환경 개선, 장기 연구 지원체계, 국제적 교류망 고도화 등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와 학계는 이번 논의가 국내 기초연구 시스템 전환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구혁채 제1차관이 세계적 권위자인 박남규 성균관대 종신석좌교수 연구실을 방문해, 국가리더급 연구자 육성 및 기초연구 생태계 고도화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종신석좌교수 제도는 정년과 무관하게 연구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국내 첫 사례로, 박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분야에서 8년 연속 세계 상위 1% 피인용 연구자(HCR)로 선정되는 등 국제적으로 업적을 인정받았다.

구 차관은 박 교수 연구실의 주요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국가대표 과학자의 성장 과정과 애로사항, 기초과학 생태계 발전을 위한 정책적 조언을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현정 서강대 교수, 고원석 고려대 교수 등 각 분야에서 장기간 연구경력을 쌓아온 리더 및 한우물파기 연구자 10여 명이 참여해 현장 목소리를 전했다.

 

특히 박종애 한국연구재단 ICT·융합단장은 ‘글로벌 리더 연구자 육성을 위한 기초연구 생태계 육성 방안’을, 박란규 교수는 ‘세계적 과학자 배출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 고도화’ 전략을 각각 발표하며 전략적 연구자 지원 모델 및 국제인증도 제고 방안 등이 논의됐다. 핵심은 개별 연구자의 최고 수준 환경 조성과 물리적 장기 연구 지원이 국가 혁신 역량의 관건이라는 데 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논의가 미국, 유럽 등 선진 연구국가의 ‘십수년 단위 장기 지원’ 모델과 보다 적극적 네트워크 투자 정책을 벤치마크한 점이다. 미국 NIH·독일 막스플랑크 등은 독립적 대형 지원과 국제 공동연구 인프라의 결합으로 세계적 연구 리더를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최근 데이터 기반 정책 결정, 연구윤리, 사후 평가 중심의 관행 등 규제적 장애요인이 창의적·도전적 연구 환경 조성에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올해 ‘프로젝트 공감118’ 등 현장 중심 정책을 통해, 다양한 연령과 지역·분야 연구자와의 직접 소통 및 피드백 강화에 나섰다.

 

업계 전문가는 “최고 연구자가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테뉴어, 연구비·인력운영 자율권 등 장기적 보장을 전제로 한 생태계의 대대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논의가 실제 제도 개선과 시장 혁신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인재, 지원 구조의 선순환이 차세대 국가경쟁력의 관건임을 재확인하는 장면이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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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남규#기초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