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보랏빛 유혹”…고성에서 마주한 계절의 쉼표
요즘 고성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그저 동해의 맑은 바다가 주인공이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꽃, 예술, 맛이 어우러진 다양한 풍경이 여행의 중요한 목적이 되고 있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새로운 계절을 맞는 법을 배우고 싶은 일상의 태도가 담겨 있다.
SNS에선 보랏빛 라벤더 밭을 배경으로 한 인증샷이 계절마다 쏟아진다. 하늬라벤더팜은 5월부터 가을까지 문을 열지만, 특히 6월이 오면 휴무 없이 풍성한 꽃물결을 선사한다. 이국적인 풍경과 진한 라벤더 향기가 여행객의 마음을 다독이고, 넓은 농원을 누빌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이나 연인,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기에 모두 잘 어울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고성을 찾는 여행객 수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한국관광공사의 자료도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자연과 감각을 누리는 쉼’에 대한 관심이 있다. 이제는 단순한 풍경 구경을 넘어,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바다를 바라보거나, 미술관에서 예술과 자연을 동시에 즐기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고성카페 소울브릿지는 3층 통창과 야외 테라스를 통해 바다와 마주할 수 있는 곳으로, 독특한 오션뷰와 바리스타가 직접 내리는 커피, 다채로운 디저트가 어우러진다. 바닷바람이 부는 공간에서 여유를 누리다 보면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게 이렇게 쉽구나 싶어진다는 후기들도 이어진다.
미술관 산책도 고성 여행의 특별한 한 페이지다. 바우지움조각미술관은 자연경관과 현대 건축, 국내외 작가들의 조각 작품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입구를 지나면 드넓은 잔디광장과 현대미술품, 그리고 사계절 내내 달라지는 풍경이 감상자를 기다린다. “예술은 결국 일상의 감각을 넓히는 창”이라고 전하는 미술관 관계자의 표현대로, 이곳은 관람객 스스로의 속도로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서정적인 공간으로 다가온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사진만 봐도 힐링된다”, “다음 휴가 땐 꼭 가고 싶다”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고요한 해변과 미술관의 조용함에 반해 ‘고성에서의 하루’를 꿈꾸는 이들의 공감이 쌓인다.
계절은 언제나 새로운 곳에서 다시 피어난다. 고성을 찾는 여정에선 자연의 색감, 예술의 고요, 커피향 같은 일상의 쉼표가 동행한다. 작고 사소한 여행일지라도, 그 순간의 선택이 우리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아진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