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랠리 다시 붙었다”…엔비디아 호실적에 뉴욕증시 기술주 급등, 서학개미 포트폴리오 재편 가속
11월 20일(현지시각 기준) 미국(USA) 뉴욕증시가 장초반부터 강한 위험자산 선호를 드러내며 일제히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 대표주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과 9월 고용지표 개선이 겹치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가파르게 오르는 한편, 공포지수 하락과 함께 서학개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재편 흐름도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이번 움직임은 연준의 추가 완화 기대와 고용시장 ‘연착륙’ 기대가 맞물린 결과로,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를 다시 자극하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20일 오전 10시 38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6,750.66으로 전일 대비 1.63% 상승했고,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는 23,045.62로 2.13% 뛰었다. 우량주 위주의 다우존스 지수도 1.32% 오르며 3대 지수가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나스닥100 지수는 1.95% 상승 중이며, 중소형주를 대표하는 러셀2000 지수도 1.84% 오르는 등 위험자산 전반에 매수세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변동성 지수인 시카고옵션거래소 VIX는 19.38로 18% 이상 급락해, 투자심리 불안을 상징하는 공포지수가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21/1763650872303_263676404.jpg)
이번 랠리의 직접적인 기폭제는 전일 장 마감 후 발표된 엔비디아의 대규모 실적 호조와, 미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지연됐던 9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지표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에 따르면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1만9천 명 증가로 집계돼, 직전 발표에서 하향 수정된 8월 -4천 명보다 크게 개선됐다. 실업률은 4.4%로 0.1%포인트 올랐지만, 노동참가율이 62.4%로 소폭 상승하면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인구가 늘어난 결과”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고용의 질을 보여주는 U-6 실업률은 8.0%로 0.1%포인트 낮아졌고, 민간부문 일자리 증가분 9만7천 개 가운데 의료·보건, 레저·접객 부문이 견조한 고용을 주도했다.
제조업 일자리는 6천 개 줄어 경기 둔화 우려를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지만, 평균 노동시간이 34.2시간으로 늘고 임금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3.8%를 기록하는 등 과열도 급랭도 아닌 ‘완만한 냉각’ 구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잭스는 9월 고용을 “최근 몇 달 중 가장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하며 “고용 증가가 플러스로 전환될 때마다 이전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을 확인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흐름이 임금·소비·인플레이션의 급락을 막는 안전판이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 속도를 조절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통화정책 기대도 미묘하게 조정되는 분위기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약 30% 수준에 머무르고, 시장은 오히려 내년 1월 회의에서의 인하 가능성을 70%대까지 반영하고 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 건으로 최근 범위 내 하단 수준을 회복한 반면, 계속 수당 청구는 197만4천 명으로 상단부에 재진입해 고용시장이 서서히 식어가지만 구조적 침체는 아닌 복합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런 데이터 조합은 채권 금리를 소폭 낮추는 동시에, 주식시장에는 “침체는 아니지만 긴급 인하를 부를 정도의 위기도 아닌” 환경을 조성하면서 위험자산에는 우호적인 조건을 만드는 것으로 해석된다.
찰스 슈왑에 따르면 이번 고용 통계는 운송·창고업과 전문·비즈니스 서비스 같은 고임금 부문에서 일자리가 줄어든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면서도, 노동공급 확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으로 볼 여지도 남겨둔다. 반면 헬스케어, 교육, 사회복지, 음식·음료 서비스 등 서비스업 일자리는 꾸준히 늘었다. 시황 분석을 맡은 콜린 마틴은 “국채 수익률이 다소 하락했지만, 이번 고용보고서는 12월 기준금리 동결이라는 기존 전망을 바꿀 수준은 아니며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위원들의 시각도 크게 흔들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공개된 10월 FOMC 의사록도 “대부분의 위원이 12월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일부는 전개 양상에 따라 인하도 가능하다”고 언급해 연준 스탠스가 긴축에서 중립으로 옮겨져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이번 장세의 또 다른 중심에는 AI 반도체 강자 엔비디아가 자리하고 있다. 슈왑과 잭스 리포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3분기 주당순이익(EPS) 1.30달러로 시장 컨센서스 1.25달러를 상회했고, 매출은 570억1천만 달러로 예상치 549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급증했으며, 데이터센터 부문의 폭발적인 수요가 시장이 우려해온 ‘AI 사이클 둔화’ 가능성을 상당 부분 잠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4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637억∼663억 달러로 팩트셋 컨센서스 621억7천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고, 마진 역시 2분기 72.7%에서 73.6%로 개선됐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블랙웰 칩 수주 잔고만 5,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힌 점은, 단기 조정과 무관하게 AI 인프라 투자가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다시 키웠다. 장초반 엔비디아 주가는 3%대 중반 오름세를 보이며 나스닥과 나스닥100 지수 상승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동종 업종과 연관 테마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마이크론,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브로드컴, 마벨테크놀로지, AMD 등 AI 반도체주와 데이터 분석 플랫폼 팔란티어는 장초반 3∼6%대 상승을 기록하며 최근 AI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인한 조정을 상당 부분 되돌리고 있다. 이전에 공급망 이슈로 실망스러운 실적을 냈던 데이터센터 업체 코어위브도 수주 잔고 확대와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 기대가 겹치며 프리마켓에서 10% 가까이 급등했다. 퀀텀컴퓨팅 업체 리게티 컴퓨팅, 소형 원전 테마주 옥로 등 고위험 성장주는 2∼5% 상승하며 전형적인 ‘하이베타’ 랠리 양상을 연출하고, 대규모 데이터센터 수요의 수혜주로 꼽히는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NRG 에너지 같은 전력주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기술주·성장주 투자심리가 여전히 살아 있으며, 최근 조정 구간이 레버리지·테마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공격적 재진입 기회로 인식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웰스파고에 따르면 전일 뉴욕증시는 정보기술 섹터가 0.9% 상승해 S&P500 전체 상승률(0.4%)을 상회한 반면, 방어적 성격의 에너지 섹터는 1.3% 하락해 최근 이어졌던 기술주 조정이 일단락되고 성장주 선호가 재개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실적 시즌의 또 다른 축인 월마트도 투자심리 회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잭스에 따르면 월마트는 3분기 EPS 0.62달러로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했고, 매출은 1,795억 달러로 기대치를 약 1.3% 웃돌았다. 동일점포 매출은 4.5% 늘었으며,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는 장초반 1%대 후반 상승했다. 슈왑 리포트는 월마트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다시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금리와 물가 부담 속에서도 미국 소비가 꺾이기보다는 고가 소비에서 저가·필수재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투자자들에게는 원·달러 환율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11월 20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67.4원으로 전일 대비 2.1원 하락했다. 기존에 달러를 확보한 서학개미에게는 주가 상승분이 원화 기준 수익으로 온전히 반영되는 구간이며, 신규 진입자에게는 다소 낮아진 환율이 진입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환율 안정과 기술주 랠리가 겹치면서 기존 보유자에게는 이익 실현과 비중 조정의 기회가, 신규 투자자에게는 종목·섹터별 변동성을 감안한 선별 매수의 창구가 동시에 열려 있는 상황이다.
서학개미 포지션을 보면, 11월 18일 보관금액 기준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이 집계한 미국 주식 보관금액 상위 10종목은 테슬라, 엔비디아, 팔란티어 테크, 애플, 알파벳 A, 아이온큐, 마이크로소프트, 인베스코 QQQ,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 뱅가드 S&P500 ETF 순이다. 같은 기준 테슬라 보관금액은 36조 5,527억 원으로 직전 집계일보다 7,346억 원 줄었고, 엔비디아는 24조 8,465억 원으로 6,800억 원 감소했다. 팔란티어 테크,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인베스코 QQQ,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 뱅가드 S&P500 ETF도 일제히 보관금액이 줄었다.
반면 알파벳 A는 6조 6,135억 원으로 18억 원, 양자컴퓨터 테마주 아이온큐는 5조 3,375억 원으로 1,943억 원 늘어 일부 성장주에는 여전히 순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장초반 시세를 보면 테슬라는 3.7%, 엔비디아는 3.8%, 팔란티어 테크는 5% 넘게 오르고, 애플과 알파벳 A도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은 급등하는데 보관금액은 줄어든다는 점은, 서학개미가 최근 조정 구간에서 차익을 실현하거나 레버리지·방어형 ETF로 포지션을 재조정하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테슬라·엔비디아처럼 보관금액 상위이면서 변동성이 큰 종목에서 동시에 보관금액이 감소한 점은, 장기 보유자와 단기 차익 실현 세력이 뒤섞인 구조적 포지션 정리가 진행 중이라는 신호로 읽힌다.
보관금액 11∼20위 종목에는 브로드컴,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강세 1.5배 ETF, SPDR S&P500, 슈왑 미국 배당주 ETF, 아마존닷컴, 메타 플랫폼, 인베스코 나스닥100,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 ETF,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가 포함된다. 브로드컴과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 테슬라 1.5배 ETF,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 ETF의 보관금액은 11월 18일 기준 일제히 감소해 서학개미가 고배율 레버리지 상품 비중을 다소 줄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브로드컴은 4%대,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와 테슬라 1.5배 ETF,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 ETF는 4∼8%대 급등을 기록하고 있다. 직전까지 레버리지·고위험 종목으로 과도하게 쏠렸던 포지션을 축소하는 동시에, 남은 포지션으로 단기 랠리를 적극 활용하는 이중 전략이 병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슈왑 미국 배당주 ETF는 3조 3,118억 원 보관금액과 함께 온건한 상승률을 기록해, 변동성이 큰 성장주와 더불어 배당·가치 ETF에도 분산 투자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는 보관금액이 1조 7,416억 원으로 400억 원 이상 늘었지만 주가 변동은 미미해 사실상 현금성 자산으로 활용되는 양상이다. 고금리 환경에서 서학개미가 주식과 초단기 국채 ETF를 혼합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개별 종목별 보관금액 증가 상위 종목에는 아이온큐(1,943억 원 증가), 마이크로스트래티지(689억 원 증가), 비트코인 채굴·관련 종목, 이더리움 2배 레버리지 ETF(656억 원 증가),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411억 원 증가), 리게티 컴퓨팅(318억 원 증가), 원자력 발전 테마주 누스케일 파워, 디지털 결제·블록체인 관련 서클 인터넷, 슈왑 미국 배당주 ETF 등이 포진해 있다. AI·양자컴퓨팅·원자력·디지털 자산 등 고위험 성장 테마와 초단기 국채·배당 ETF라는 상반된 자산이 동시에 보관금액 상위권에 등장하는 구조다.
슈왑 리포트에 언급된 리게티 컴퓨팅과 옥로 등은 최근 고점 대비 큰 폭으로 조정된 뒤 다시 2∼5%대 반등을 시도하고 있고, 잭스 리포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6% 오르며 코인베이스, 서클 인터넷 그룹,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크립토 관련주도 1∼3% 동반 상승을 나타내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서학개미는 AI·크립토·차세대 에너지 같은 장기 성장 스토리를 전제로 조정 구간마다 보관금액을 나눠 늘리는 ‘계단식 모으기’ 전략을 구사하면서, 동시에 초단기 국채·배당 ETF로 포트폴리오 전체 변동성을 관리하려는 시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 상위 50종목 보관금액 흐름도 이런 구조적 재편을 뒷받침한다. 11월 18일 기준 상위 50종목 합계 보관금액은 166조 4,970억 원으로 직전 집계일 대비 2조 7,513억 원 감소했다. 10월 말∼11월 초 180조 원대 중반까지 늘었던 보관금액은 이후 점진적으로 줄어 160조 원대 중반으로 되돌아갔다. 2025년 월별 추이를 보면 1월 166.84조 원에서 3월 141.67조 원까지 조정을 거친 뒤 10월 249.48조 원까지 가파르게 증가했다가, 11월 현재 223.64조 원으로 전월 대비 10% 넘게 감소한 상태다.
9∼10월 고점 형성 이후 11월 들어 레버리지 포지션 축소, 빅테크·AI주 차익 실현, 단기 국채·배당 ETF로의 분산이라는 세 가지 조정 메커니즘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총액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엔비디아·테슬라·팔란티어·브로드컴 등 서학개미가 집중 투자해온 성장주가 이날 장초반 3∼7%대 상승을 기록하고 나스닥과 나스닥100 지수가 2% 안팎 랠리를 이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보관금액 감소는 ‘탈미국’이라기보다 포트폴리오 구조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예탁결제원의 해외 주식 보관금액 집계 과정에서 1∼2일 시차가 발생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제 금융시장의 안팎에서는 이번 기술주 랠리와 고용지표 개선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린다. 미국 주요 매체들은 엔비디아 실적을 “AI 투자 붐이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하면서도, 고용 지표에서 나타난 서비스업 편중과 제조업 부진을 성장 둔화의 전조로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호실적과 월마트의 선방, 비트코인과 크립토 관련주의 반등, 서학개미의 레버리지·성장주 비중 조정과 단기 국채·배당 ETF로의 분산 흐름 모두, 공포와 탐욕이 교차하는 투자 심리의 단면”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9월 고용지표처럼 셧다운으로 지연된 데이터와 공백이 많은 10∼11월 통계가 혼재하는 환경에서는 시장이 개별 뉴스 헤드라인과 기대심리에 과도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욕증시 기술주 중심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지, 아니면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부각될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국제사회와 글로벌 투자자들은 AI 붐과 고용 연착륙 기대 속에서 전개되는 이번 뉴욕증시 랠리가 향후 미국 금융시장은 물론 전 세계 자산 배분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