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생 단단해진 입지”…세대별로 달라진 계급장의 의미가 바뀐다
요즘 ‘내 자리는 내가 만든다’고 말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에는 학력, 직장, 나이 등 눈에 보이는 사회적 계급장에 삶이 좌우됐지만, 지금은 각자의 개성이 곧 입지이자 도장처럼 느껴진다.
매일 아침, SNS에서 띠별 나이별 운세를 인증하는 문화가 번지고 있다. 오늘 운세에서 93년생에게 ‘단단해진 입지, 계급장도 달라진다’는 문장이 던져졌다. 운세 한 줄이지만 ‘나를 증명하는 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일종의 신호처럼 읽힌다. 직장에서, 또래 모임에서, 더 이상 “몇 살이냐” “어디 다녔냐”는 잣대보다도 “너의 색은 무엇이냐”를 묻는 시대에 접어든 셈이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30대 중 “직업·학벌 등 고전적 기준보다, 취향·성향으로 자신을 나타낸다”고 답한 비율이 65%에 달했다. 다양한 연령대가 띠별·나이별 오늘의 운세를 챙기는 것도 단순한 재미나 미신을 넘어, 내 삶의 기준에 눈길을 주는 ‘작은 라이프 코칭’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렌드 분석가 이은진은 “요즘 사람들은 사회적 계급장 같은 기존 성공 공식에 얽매이기보다, 자기만의 태도와 경험을 계급장 삼아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성장 과정과 개성, 내면적 성취가 곧 ‘나의 입지’를 결정하는 시대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예전엔 계급장 달기 위해 남과 다투곤 했는데, 요즘은 내가 행복한 방식이 입지다”, “운세 한 줄도 지금 내 심정에 꼭 맞다”며 공감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또래 커뮤니티에선 “내가 가진 단단함, 스스로 증명하면 그게 답이다”라는 말도 심심찮게 보인다. 누구도 남의 눈치에 휘둘리지 않는 ‘개성의 계급장’ 시대가 온 셈이다.
작고 사소한 변화지만, 사회에서 ‘나’를 드러내는 방식은 매일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이제 계급장은 어깨에 달지 않는다. 대신, 사는 태도와 개성, 어쩌면 오늘의 운세 한 줄이 우리 삶의 얼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