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월간 수출 한국 첫 추월”…AI 반도체 호조에 사상 최대 기록

현지시각 9일, 대만(Taiwan) 재정부는 8월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추월하며 584억9천만 달러(약 81조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AI(인공지능) 수요에 따른 반도체 수출 급증이 이번 수출 호조를 주도하며, 이번 성과가 동아시아 무역 지형을 새롭게 그릴 신호로 주목받고 있다.

대만 재정부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8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1%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반도체 품목의 수출이 37.4%, 전자부품이 34.6% 늘어나는 등 첨단기술 중심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한국의 8월 수출액은 584억 달러로 집계돼, 대만이 월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앞질렀다.

이 같은 수출 증가세는 글로벌 AI 시장의 확장에 따른 것으로, 차이메이나 대만 재정부 통계처장은 “AI 수요가 기대를 뛰어넘었다”며 “AI와 반도체 중심의 구조적 수요가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만의 8월 대미 수출은 196억3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65.2% 급증했고, 대중국 수출도 15.9% 증가했다.

대만의 8월 무역흑자는 역대 최대인 168억3천만 달러(약 23조 원)에 달했다. 특히 대미 무역흑자가 연말 1천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정부 전망도 제시됐다. 해당 기간 대만의 8월 수출 증가율은 블룸버그가 집계한 25%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8월 7일부터 대만산 제품에 20% 상호관세를 도입했음에도, 대만의 주력인 반도체 등 주요 수출 품목은 아직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향후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을 지적하면서도, AI·반도체 수요 기반의 견조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한국은 트럼프 2기 대미 관세 정책 여파 등으로 8월 대미 수출이 12% 감소했다. 양국의 무역 경쟁 구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대만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3.1%에서 4.45%로 상향 조정했다. 

블룸버그,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들은 “대만의 AI·반도체 주도 수출이 글로벌 공급망 구도의 대전환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미국·중국·한국 등 무역 파트너국의 전략 변화와 동북아 경제 질서 재편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 대만이 기술 주도권을 강화했다”며 “향후 미국 통상 정책, AI·반도체 시장의 변수에 따라 역내 무역 지형이 출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대만의 수출 급증이 세계 경제와 기술 산업에 어떤 파급을 이어갈지 주요 관전포인트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