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전으로 번진 이재명 정부 첫 국감”…조희대 정면 충돌에 욕설 오간 국회
국정감사 시즌이 시작된 13일, 이재명 정부 들어 첫 번째 국정감사장이 고성과 막말, 격렬한 대립으로 얼룩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출석을 계기로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장이 정치권 격돌의 상징이 되며, 각 상임위마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었다.
여야가 자리를 맞바꾼 첫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내란 종식'을 문제 삼으며 강도 높은 공격을 펼쳤다. 반면 국민의힘은 새 정부 '실정론'을 제기하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은 시종일관 고성을 주고받고, 자유로운 질의가 막히자 소란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법사위 국감에는 민주당 주도로 일반 증인으로 채택된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했다. 조 대법원장이 인사말 후 이석하려 하자, 민주당 소속 추미애 위원장이 이를 불허하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선 개입 의혹을 거론하며 조 대법원장을 추궁했고, 국민의힘은 "헌정사상 전대미문의 기괴한 국감"이라며 반발했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조 대법원장의 얼굴을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진과 합성한 피켓을 들어 보이며 더욱 논란을 부추겼다.
국방위원회에서도 '내란' 용어를 둘러싸고 논란이 극에 달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국방위원장이 민주당 출신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내란' 발언에 법적 근거 미흡을 지적하자,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사퇴하라"고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왜 지X이야", "내란이 지X이지" 등 욕설이 오가며 여야 의원들이 집단 설전에 휘말렸다.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는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의 '호남에서 불 안 나나' 발언을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졌고, 김 의원의 사과에도 민주당 측은 사과의 진정성을 문제 삼으며 항의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합의문 공개 여부를 두고 민주당이 '매국 계약'이라고 비판하자, 국민의힘이 아예 합의문을 밝히자고 맞섰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국가 전산망 장애 사태를 두고 격론이 펼쳐졌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냉장고를 부탁해’ 예능 출연을 문제 삼아 책임론을 제기했으나,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시기 예산 삭감 탓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이 이춘석 의원과 배경훈 부총리의 딥페이크 영상을 상영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중단을 요구해 감사가 일시 정지됐다.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차지훈 유엔대사 출석 문제로 신경전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유엔대사의 원격 출석을 요구했으나, 민주당은 이를 '정쟁용 모욕'이라며 맞섰다.
이외에도 정무위원회에서는 이 대통령 피습 사건 처리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공공기관장 교체 논란이 다뤄졌고,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한미 관세협상 공방이 계속됐다.
여야는 이날 상임위별로 핵심 쟁점을 두고 충돌하며 정국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을 보였다. 국회는 이어질 국감 일정에서도 각종 현안과 책임론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