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쏟아지는 카페, 노을 지는 해변”…속초에서 느끼는 계절의 리듬

요즘 속초를 여행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오직 바다가 전부인 곳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의 속초는 커피, 시장, 해변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일상의 무대가 됐다. 사소해 보이는 여행의 변화지만, 그 안엔 일상에 쉼표를 찍고 싶어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속초 도심을 지나 바람꽃마을1길에 들어서면 자연을 품은 카페 시드누아 속초점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천장이 높고, 식물들로 가득 찬 실내는 마치 숲 속에 머무는 기분을 전한다. 햇살이 머무는 와이드 창가에 앉아 흑임자 크림 라떼를 한 모금 마시면, 숨겨둔 피로마저 천천히 풀리는 듯하다. 플랜테리어로 완성된 이곳의 여유는 ‘속초는 자연만 보는 곳’이라는 편견을 기분 좋게 흔든다.

이런 변화는 사람들의 취향이 속초 여행의 풍경을 바꿔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속초관광수산시장은 오징어, 활어회, 신선한 채소들로 북적인다. 해마다 수많은 여행자가 일부러 들고 나오는 시장간식 중 단연 인기인 것은 ‘강원도막걸리술빵’이다. 가마에서 막 꺼낸 하얀 모락모락 김이, 정겨운 시장의 소리와 섞여 더욱 그리운 풍경을 만들었다. SNS엔 “술빵 먹으러 또 속초갈래”라며 자신만의 속초 미식지도를 공유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속초 여행 트렌드에 대해 “로컬 일상을 체험하며 작은 감각의 쉼을 찾는 움직임”이라고 표현했다. 바다, 카페, 로컬 마켓 모두 결국 여행자가 ‘일상 밖의 일상’에 머물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해안을 따라 나서면, 속초해수욕장의 하얀 모래와 파도가 계절의 색을 입힌다. 오후에는 바다와 도심, 설악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속초아이대관람차에 올라보는 사람들이 많다. 해가 질 즈음, 분홍빛 노을이 바다를 덮으면 “이 순간만큼은 모든 고민이 멈춘다”는 감상을 나누는 손님들이 적지 않다. 저녁이면 대관람차의 불빛과 출렁이는 밤바다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카페에서 바라본 초록 식물과 바다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늦은 저녁 시장 술빵에 마음이 위로받았다”, “관람차 노을은 진짜 꼭 봐야 할 풍경”이라며, 누구나 자기만의 속초 기억을 공유한다.

계절의 리듬을 고스란히 품은 속초는 결국 여행보다 인생의 한 장면처럼 여겨진다. 작고 소박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