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상처 깊게 새겨졌다”…오세훈, 12·3 1년 맞아 거듭 사과
정권 교체의 분수령이 된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다시 부각됐다.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 핵심 인사이자 수도권 광역단체장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태 1년을 맞아 거듭 사과하며 과거와의 결별을 강조하고 나섰다.
오세훈 시장은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12·3 비상계엄 1년을 언급하며 “그날의 충격과 실망을 기억하는 모든 국민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에 소속된 중진 정치인이자 서울 시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오 시장은 먼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우리 국민은 1년 전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비상계엄 사태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 결과 국민의힘은 국민께서 부여한 사명을 충분히 완수하지 못한 채 정권을 내어주었고,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당시 여당의 책임을 인정했다.
권력의 오판과 독주에 대한 경고도 담았다. 오 시장은 “권력이 판단력을 잃으면 나라는 표류한다. 독선과 독단이 앞서면 민주주의는 순식간에 길을 잃는다”고 말한 뒤 “우리는 이미 그 쓰라린 경험을 치렀다. 다시는 같은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잘못된 통치와 권력 운영 방식에 대한 반성이자 재발 방지 의지를 드러낸 대목으로 해석됐다.
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견제 필요성도 강하게 제기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은 거대 권력에 취한 민주당의 폭주와 균형을 잃은 국가 시스템을 목도하며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고 계시다”며 “국민의힘은 대안 정당으로 우뚝 서서 이 무도한 정권을 견제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국민의 부름에 응답하는 길이자, 미처 다하지 못한 우리의 책임을 완수하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해서는 민심을 중시하는 기조를 재차 부각했다. 오 시장은 “민심의 흐름에 기꺼이 몸을 맡기고 더 넓은 민심의 바다로 나아가면 국민은 우리의 손을 들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또 “저는 국민과 함께 그 길을 걸어가겠다. 실력으로 증명하는 정치, 국민이 변화를 체감하는 정치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정권 교체와 비상계엄 사태 이후 1년을 맞은 정치권은 책임 공방과 세력 재편 논의가 맞물리며 격랑이 이어지고 있다. 여권 핵심 인사인 오세훈 시장의 사과와 자성 메시지가 국민의힘 혁신 방향과 향후 정국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치권은 12·3 비상계엄의 책임과 교훈을 둘러싸고 계속해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