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개 숫자가 바꾼 하루”…로또 28명, 9억 원의 꿈을 품다
요즘 토요일 밤이면 로또 복권을 손에 들고 당첨번호를 확인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다. 예전엔 꿈 같은 일이었던 ‘인생 역전’이, 이제는 누군가의 주말 일상이 됐다.
제1194회 로또 추첨에선 6개 번호를 모두 맞춘 1등 당첨자가 무려 28명이나 나왔다. 각자 9억 8,515만 원을 손에 쥐게 됐지만, 3억이 넘는 당첨금엔 33%의 세금이 붙는 탓에 실수령액은 6억 6,005만 원으로 줄었다. 그렇더라도 인생의 방향이 바뀔 만한 금액임에는 분명하다. 같은 회차, 2등은 99명이 4,643만 원씩, 3등은 5,442명이 84만 원씩의 행운을 나눠 가졌다. 숫자만큼이나 저마다 사연도, 기대도 다를 것이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로또는 여전히 삶의 작은 설렘이다. 이번 회차의 전체 판매금액은 1,210억 8,570만 6,000원에 달했다. 2002년 첫 추첨 이후 22년 동안 누적 1등 당첨자는 약 9,906명, 평균 1등 당첨금은 20억 원 남짓이었다.
사람들은 “로또는 사는 게 아니라, 꿈을 사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가장 많이 뽑힌 번호도 ‘운명’처럼 회자된다. 34번, 12번, 13번 등은 이제 희망의 상징이 됐다. 반면 아직 한 번도 뽑히지 않은 18, 23, 29, 39, 42, 43번을 지목하며 "이 번호엔 뭔가 있는 것 같다"고 수군거린다. 동행복권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로또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니라, 막연한 가능성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라고 느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라며 한숨 쉬는 이, “올해는 꼭 내 차례가 오긴 하는 건가”라며 희망을 놓지 않는 이가 교차한다. 누구는 당첨을 상상하며 하루를 살아가고, 또 누구는 작은 위로로 삼는다.
로또는 단지 번호 맞추기가 아니라, 평범한 일상에 숨겨진 소망이다. 거창한 변화는 아니지만, 토요일마다 자신만의 행운을 기대해 보는 그 마음 안에서 우리 삶의 작은 용기가 생겨난다. 결국 중요한 건 로또 당첨의 ‘확률’이 아니라, 오늘을 조금은 설레게 살아가는 자신의 방식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