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지구 토벌작전 선두에서 전사”…국가보훈부, 이준규 경사 12월 6·25전쟁영웅 선정
6·25전쟁 동해안지구 토벌작전에서 전사한 경찰관 이준규 경사와 국가보훈부가 맞붙었다. 치열했던 1952년 강원도 전선에서 몸을 던진 한 개인의 희생을 두고, 국가 차원의 기억과 예우를 둘러싼 물음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가보훈부는 28일 이준규 경사를 올해 12월의 6·25전쟁영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경사는 1952년 12월 강릉 동해안지구 북한군 토벌작전에서 선두에 서서 적진으로 돌격하다 전사한 경찰관이다.

1952년 12월 당시 전선은 현재의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 강원경찰국 전투사령부는 강릉군 왕산면 고단리 일대에 동해안지구 전방지휘소를 설치하고, 제216경찰부대와 인근 경찰 병력을 통합해 대규모 북한군 토벌작전에 착수했다.
당시 북한군은 제526군 정치연락대원 약 28명으로 구성된 부대를 앞세워 강원도 산악지대에 침투해 있었다. 석병산, 만덕봉, 골폭산 일대를 거점으로 삼고 활동하던 이 세력에 맞서 경찰은 12월 8일부터 16일까지 9일간 추적과 토벌 작전을 이어갔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작전 기간 경찰은 다수의 북한군을 사살하거나 생포했고, 총기와 탄약, 비밀문서를 대량으로 노획하는 전과를 올렸다. 당시 동해안과 강원 내륙으로 남하하려던 북한군의 활동 반경을 크게 제약한 작전으로 평가된다.
이준규 경사의 마지막 전투는 1952년 12월 15일 새벽에 벌어졌다. 강릉군 일대에서 남하 중이던 북한군 부대를 추격하는 임무에 투입된 그는 약 30분간 이어진 치열한 교전 속에서 전우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적을 섬멸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적진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돌격 과정에서 적탄을 맞고 현장에서 전사했다.
이후 합류한 경찰부대가 나머지 북한군을 격퇴하면서 토벌작전은 최종적으로 완수됐다. 전투 현장에서 선두에 섰던 이 경사의 희생이 돌파구를 여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보훈당국의 설명이다.
국가보훈부는 “이준규 경사의 희생은 강원 및 후방지역 전선의 안정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강릉 동해안지구에서 진행된 토벌작전의 성공을 이끈 대표적인 사례로, 12월의 6·25전쟁영웅으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6·25전쟁 당시 숨진 군·경을 매달 ‘6·25전쟁영웅’으로 선정해 소개하며, 전쟁 세대와 이후 세대 간의 기억을 잇는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이 경사를 비롯한 전쟁영웅들에 대한 교육과 추모 행사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회와 정부 차원의 보훈 정책 논의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