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날 쌕쌕거림 반복”…천식, 만성 관리가 관건
기온이 떨어지면서 감기와 독감 환자가 늘어나는 시기지만, 숨을 쉴 때 휘파람 같은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고 가슴이 조이는 듯 답답하다면 단순 호흡기 감염이 아닌 천식을 의심해야 한다는 경고가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다. 천식은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해 방치되기 쉽지만, 폐로 들어가는 통로인 기관지에 만성 알레르기 염증이 지속되는 질환이어서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계 설명에 따르면 천식은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고 부어오르면서 내부 공간이 좁아지고, 기관지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 동시에 점액 분비가 늘어나 숨이 차는 병이다. 이런 변화 때문에 기침, 천명으로 불리는 쌕쌕거림,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휘파람 같은 소리가 나거나 발작적인 기침이 특히 밤에 심해지는 양상이 특징적이다. 마치 가는 빨대를 입에 물고 숨을 쉬는 것처럼 숨이 차는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천식의 증상은 환자마다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어떤 사람은 기침만 계속되기도 하고, 또 다른 환자는 호흡곤란만 심하게 느끼기도 하지만 많은 환자에서 이러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동반된다. 증상은 며칠에서 수주 동안 오래 이어지기도 하고 완화됐다가 다시 악화되는 등 자주 변화를 보인다. 감기 증상 뒤에 서서히 호흡이 악화돼 심한 발작으로 이어지는 사람도 있고, 평소 별다른 불편이 없다가 어느 순간 심한 천식 발작이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한 사람 안에서는 증상이 나타나는 패턴과 악화 속도, 회복 기간이 대체로 비슷한 양상으로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악화 요인도 뚜렷하다. 감기와 독감 같은 바이러스 감염이 대표적 촉발 요인으로 꼽힌다. 집먼지 진드기처럼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에 노출되면 염증 반응이 커지면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추운 공기나 건조한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거나, 심한 운동을 할 때도 기관지 자극으로 발작이 유발될 수 있다. 베타차단제 계열 심혈관계 약물, 아스피린, 일부 소염진통제처럼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약제도 있어, 기저 천식이 있는 사람은 약 처방 시 주의가 요구된다.
전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흔한 만성 질환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소아부터 노인까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어, 겨울철 감기나 기관지염으로만 여기며 반복되는 쌕쌕거림과 호흡곤란을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특히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약을 중단하는 경우 염증이 남은 상태에서 기관지 과민성이 높아져, 이후 더 심한 발작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전문가들은 천식을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 기도 염증질환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겉으로 숨이 편해진 것처럼 보여도 기관지 안쪽의 알레르기 염증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의사가 조절 상태를 평가하며 약물 용량을 조정하고, 생활습관 관리까지 병행하는 장기 추적이 필요하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흡입 스테로이드 기반 조절제와 증상 악화 시 사용하는 속효성 기관지확장제를 구분해 쓰는 표준 치료 전략이 이를 뒷받침한다.
생활 속 관리 수칙도 빠질 수 없다. 장윤석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과 환경 요인 회피를 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실내 먼지와 곰팡이를 관리하고, 찬바람과 담배 연기 같은 자극 요인을 피해 일상 환경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을 자주 씻어 감기와 독감 같은 바이러스 감염을 줄이는 기본적인 위생 관리가 천식 악화 예방에도 중요하다며, 외출 시에는 갑작스러운 증상에 대비해 속효성 기관지확장제를 항상 휴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의료계에서는 기후 변화와 대기 오염, 잦은 호흡기 감염이 겹치면서 천식 환자 증가와 증상 악화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추운 계절일수록 개인별 유발 요인을 파악하고, 정기 진료와 약물 치료, 환경 관리, 응급 대처법을 아우르는 장기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산업계와 보건당국도 천식 관리의 중요성을 감염병 대응과 함께 인식하며, 만성 호흡기 질환 관리 체계를 어떻게 고도화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