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만 있는 게 아니다”…라이엇, 중위권 국제대회 확대 추진
라이엇 게임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롤드컵 외에도 중위권 팀 중심의 국제대회 확대에 나선다. ‘롤드컵’과 ‘MSI’ 등 최상위 대회에 집중됐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처럼 더 많은 지역과 팀이 글로벌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e스포츠에서 경기력 상위권에 속하지 못한 팀에도 성장과 브랜드 노출, 신규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하려는 전략이어서 시장 변화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크리스 그릴리 라이엇 게임즈 LoL e스포츠 글로벌 총괄은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5년 롤드컵 관련 간담회에서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은 다양한 팀이 세계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좋은 사례”라며 “한국과 중국 외 지역 팀들이 국제 경험을 쌓을 기회가 제한돼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독립 지역 리그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팀은 공식 경기가 급감해 성장 기회를 잃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이에 따라 라이엇은 롤드컵과 MSI 외에도 중상위권 또는 탈락 팀이 참가하는 국제 대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참가의 지리적 범위 역시 서양 주요 리그까지 넓히는 전략이 논의되고 있다.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은 지난달 롤드컵 진출에 실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위권 팀을 초청해 열린 대회에서 LCK의 BNK 피어엑스가 우승하면서 변별력과 성장 경험을 동시에 제공했다. 이런 이벤트는 결승 진출팀과 달리 시즌 중 공식전을 치르지 못하는 팀, 소속 선수에게 성장 동기를 제공함과 동시에 팬덤 확대, 스폰서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라이엇은 단발성 흥행을 넘어 e스포츠 팀이 장기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수익 총괄 적금'(GRP, 글로벌 레비뉴 풀) 제도도 본격 도입했다. GRP는 리그 전체 수익의 50%를 일반 배당으로 분배하고, 35%를 경기력과 리그 내외 성적에 따라 차등 분배한다. 나머지 15%는 강력한 팬덤과 브랜드력을 구축한 팀에 지급함으로써 실질적 팀 경쟁력과 팬 서비스가 수익 증대와 직결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한편, EWC 등 기존 서드파티 이벤트 역시 향후에는 독립적 선발 기준을 갖춘 대회로 재구성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LCK ‘홈그라운드’ 개최팀이 올해 3곳으로 늘어나면서, 현장 팬 경험과 연계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확인된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개별 선수에게 돌아가던 소규모 상금을 생태계 전체로 통합, 재투자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를 통해 팀, 선수, 팬 모두가 윈윈하는 순환적 구조를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위권 국제대회 확대와 수익 구조 개편이 실제 시장에 안착하면 e스포츠 산업 전반에 새로운 성장 활로가 열릴 수 있다”고 평가한다.
산업계는 라이엇의 시도가 단순한 경기 운영을 넘어, e스포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생태계 제도, 그리고 수익 구조 간 균형이 앞으로 e스포츠 산업 성장의 핵심 조건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