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A등급…LG유플러스, 기후 리더십 강화로 ESG 투자 주목
통신 인프라 기업의 탄소 감축 역량이 ESG 투자 흐름을 가르는 기준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글로벌 탄소 공시 이니셔티브에서 연속 최고 등급을 확보하며 기후 리더십을 증명했다. 특히 국제 공시 기준인 IFRS S1 S2와 국내 KSSB 기후 공시를 통신사 중 가장 먼저 도입하며, 기후 리스크를 재무 정보와 연계해 공개하는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투자·정책·산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번 평가가 통신 부문의 저탄소 전환 경쟁 구도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025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기후변화 대응 부문 평가에서 2년 연속 최고 등급인 리더십 A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CDP는 매년 약 2만4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대응 전략과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평가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거버넌스와 리스크, 관리 등 5개 영역의 환경 관련 경영 정보를 세부 문항에 따라 정량 검증하는 것이 특징이다. 평가 결과는 글로벌 금융기관이 ESG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핵심 참고 자료로 활용돼, 상장사 가치 평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표로 인식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기후 리스크와 기회를 정교하게 분석하고 이를 사업 전략과 재무 계획에 연동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자가 태양광 발전을 도입해 네트워크 설비와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일부를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고, 탄소중립 목표를 상향 조정해 중장기 감축 로드맵을 고도화했다. 통신 산업 특성상 기지국과 스위칭 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등에서 전력 소모가 급증하고 있어, 재생 에너지 전환과 고효율 설비 투자가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기후대응 체계를 이사회 단위로 끌어올린 점이 차별점이다. LG유플러스는 2013년부터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 전략과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기후 관련 의사결정을 사업부 단위가 아닌 이사회 차원에서 관리하면서, 기후 리스크를 재무적 리스크와 동일한 수준으로 취급하는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특히 공시 체계는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정비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통신업계 최초로 IFRS S1 S2 보고서를 발간해, 기후 관련 재무 정보 공시에 대한 국제회계기준위원회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의 요구 수준을 맞췄다. 이어 올해에는 KSSB 제2호 기후 관련 공시 보고서를 별도로 발간해 국내 기후 공시 기준을 충족시키는 한편, 기후 리스크와 기회가 수익성과 투자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런 공시 체계는 향후 국내외 기후 공시 의무화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통신사가 준수해야 할 표준 사례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ESG 평가에서도 기후 대응 성과는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CDP 탄소경영 섹터 아너스를 10년 연속 수상했고, 한국ESG기준원 ESG 평가에서는 4년 연속 종합 A등급을 받았다. 통신 산업은 5세대 이동통신과 클라우드,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전력 사용량이 확대되는 구조라 탄소 감축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분야로 꼽히지만, LG유플러스는 재생 에너지 도입과 에너지 효율화, 감축 목표 상향 등으로 이를 상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글로벌 통신사의 기후 대응 경쟁도 본격화되는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 주요 통신사는 데이터센터를 친환경 인증 건물로 전환하고, 재생 에너지 구매계약과 저장장치 도입을 병행하는 식으로 탄소배출을 줄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제 기후 공시 기준 충족 여부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조달금리, 장기 파트너십 체결 조건에 직접 연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CDP 리더십 A 등급과 국제 공시 기준 조기 도입은, 국내 통신사가 이런 글로벌 규범에 맞춰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박경중 LG유플러스 대외협력담당 상무는 세계적인 ESG 평가인 CDP에서 2년 연속 A등급을 받은 것은 통신사로서 기후 리스크 관리 체계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LG유플러스만의 차별화된 기후 변화 대응 체계를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통신 인프라의 전력 수요 증가가 계속되는 만큼, 이런 기후 대응 전략과 공시 수준을 실제 감축 성과로 얼마나 연결하느냐가 향후 시장 평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궁극적으로 통신사의 경쟁력은 네트워크 품질뿐 아니라 기후 리스크 관리 역량과 데이터 기반 ESG 경영 수준이 함께 결정하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