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원격심박모니터링 수가 인정…하이카디, 디지털병원 전환 속도낸다

서현우 기자
입력

웨어러블 기반 원격 환자 모니터링 기술이 건강보험 수가 체계 안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갔다. 동아에스티는 23일 메쥬가 개발하고 자사가 판매하는 원격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하이카디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원격 심박기술에 의한 감시 EX871 항목의 요양급여 대상으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환자가 병상에 고정되지 않아도 심전도와 심박 등 주요 생체 신호를 연속 측정할 수 있는 환경이 제도권에 편입되면서 디지털 병원 전환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이카디는 국내 최초 웨어러블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경량 패치형 센서를 부착해 다중 환자의 실시간 심전도, 심박수, 호흡수, 피부온도, 산소포화도 등 주요 바이탈 사인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는 플랫폼이다. 기존 유선 심전도 검사 장비가 가진 활동 제약과 착용 불편을 줄인 것이 특징으로, 간호 스테이션이나 중앙 모니터링실에서 여러 환자를 동시에 관리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인프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에 요양급여 대상으로 인정된 EX871 원격 심박기술에 의한 감시는 부정맥 발생 위험이 높아 실시간 감시나 치료 효과에 대한 연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한 환자를 위한 검사 항목이다. 침상에 누워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기존 심전도 침상감시 E6544와 달리, EX871은 외래나 입원 기간 중에도 환자가 병동 내를 이동하는 상황에서 끊김 없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 조건으로 제시된다. 하이카디가 웨어러블 패치와 무선 통신 기반 구조를 채택해 이동성을 전제로 설계된 만큼, 이번 인정으로 병상 고정형 모니터링에서 이동형 모니터링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이카디는 2020년 웨어러블 기기 가운데 처음으로 심전도 침상감시 E6544 요양급여 대상으로 이미 인정받은 바 있다. 이후 5년 이상 실제 임상 환경에서 운용되며 축적된 대규모 실제 임상근거 RWE가 기술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입증했고, 이러한 데이터가 EX871 신규 수가 인정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여러 병원에서 다양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축적된 장기 사용 데이터는 부정맥 탐지 민감도, 알람 정확도, 장기 착용 안정성 등 의료진이 실제 진료에서 중요하게 보는 지표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 측면에서는 병원 내 모니터링 생태계가 병상 중심에서 병동 전체, 나아가 병원 전체 공간을 하나의 연속된 모니터링 영역으로 보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이카디는 현재 전국 350여 개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전문병원, 의원 등에서 이동형 환자 실시간 모니터링 용도로 도입된 상태다. 국내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25곳 이상이 실제 임상 워크플로에 하이카디를 연계해 사용 중이며, 도입 병원과 활용 진료과는 호흡기내과, 순환기내과, 응급의학과 등으로 확장되는 추세로 알려졌다. 이번 EX871 수가 인정은 하이카디 전 제품에 적용된다.  

 

동아에스티와 메쥬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플랫폼 병원, 디지털 병원 전환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정환 메쥬 대표는 수년간 실제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며 축적된 데이터와 운영 경험이 EX871 수가 추가 인정으로 이어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정재훈 동아에스티 사장은 병원 전체를 하나의 연속된 모니터링 공간으로 인식하는 개념이 의료계의 중요한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며, 하이카디가 병상이나 특정 병동에 국한되지 않은 모니터링 환경을 전제로 실제 임상에서 운용돼 온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원격 심박 모니터링에 대한 수가 인정이 이뤄진 만큼, 향후 원격 중환자실 관리나 퇴원 후 재택 모니터링 등으로 제도가 확장될 여지도 주목하고 있다. 동시에 환자 데이터 보호와 의료진 책임 범위, 병원 정보시스템과의 연동 기준 등 후속 규범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업계는 원격 모니터링 기술이 실제 수가 체계 속에서 어느 수준까지 안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전반의 성장 동력이 마련될 수 있을지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서현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하이카디#동아에스티#메쥬